`북핵사태’ 중대 고비..서울-평양 외교전 촉각

북한 핵실험 열흘째를 맞는 19일 북핵 사태가 파국이냐, 수습이냐를 가늠할 중대 기로에 섰다.

1차 핵실험에 이어 추가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특사가 긴급히 평양으로 파견됐고 이에 맞춰 서울에서는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알려진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만나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 북한의 자제를 설득하고 이를 김 위원장이 수용할 경우 북핵 사태의 조기 수습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미 미국과의 강경대치를 선택한 북한이 중국의 설득노력을 외면하고 끝내 2차 핵실험을 감행할 개연성도 있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가의 실세로 분류되는 탕 국무위원이 평양으로 간 만큼 김 위원장이 그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후 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보이는 탕 위원의 활동이 북핵사태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탕 국무위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에 앞서 후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도 했으며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북측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탕 위원은 지난 4월27∼28일과 작년 7월12∼14일 두 차례에 걸쳐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적이 있다.

특히 이번 방문에 동행한 다이빙궈 부부장은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내 북중 간 당대당 외교채널로 북한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2003년 7월에는 특사 자격으로 방북,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고 작년 4월에는 극비 방중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 핵문제를 논의했다.

중국이 부총리급인 탕 국무위원을 특사로 북한에 파견한 가운데 라이스 국무장관은 19일 한국 에 이어 20일부터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을 매개로 북미간 입장교환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탕 위원이 이미 부시 대통령을 만난 만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간접적으로 북미 수뇌부의 의중이 타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찬성입장을 표시한 데 이어 최근 북중 국경지역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은행들이 대북송금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북한이 중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17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측 특사를 통해 탕 국무위원과 부시 미 대통령간의 회담 결과를 전해 듣고 국제사회의 동향을 파악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간의 중대한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서울에서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동이 잇달아 열린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시내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이행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행동에 나서지 말 것을 북측에 촉구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 우리 정부의 대북 협력사업 조정문제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참여확대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져 협의결과가 주목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이날 저녁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까지 포함하는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동이 열린다.

정부 소식통은 “서울과 평양에서 긴박하게 전개되는 외교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북핵 사태의 향방이 가닥을 잡을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경우와 긍정적인 경우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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