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군사회담’제의 외교안보부처 반응

정부의 외교안보부처 당국자들은 북한이 13일 ’북.미 군사회담’을 제의한 배경에 주목하면서 다음주 열릴 6자회담에 미칠 영향 등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 미국의 핵심 외교라인이 6자회담 차원에서 비핵화의 진전에 맞춰 평화체제 논의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제의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당국자는 “최근 평화체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다 6자회담 재개를 앞둔 시점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이 회담장에서 제기할 주제에 대한 사전 입장개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담화에서 핵문제의 본질을 ‘미국의 핵문제’로 규정한 대목에서 북한의 의중이 엿보인다”면서 “향후 6자회담에서 핵군축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에 명시된 평화체제 논의를 핵문제와 연관시키는 한편 ‘미국의 핵문제’를 끄집어내 상호 핵전력 감축 등을 논의하는 협상의 장으로 6자회담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은 하지만 북한의 의중대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게 보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는 남과 북이 당사자 주도 원칙 아래 해결해야 한다”면서 “남측이 배제된 상태에서 북.미 간에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하는 군사회담을 한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 군사대화를 통해 평화체제 문제를 풀고 필요할 시에 관계국으로 논의를 확대하는 것은 몰라도 남측을 배제하고 북.미가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 핵문제를 다자협상의 틀에서 접근하기 위해 6자회담이 가동되고 있는데서 보듯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도 남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직간접으로 관련돼있는 국가가 참가하는 다자포럼에서 접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당국자들은 강조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적 차원에서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은 미국의 호응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번 담화가 ‘정전협정 폐기를 위한 군사회담을 정전협정 체결국인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논의의 장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 형식이 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한편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북미군사회담 제안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현재 유관부서에서 검토가 진행중이다. 현재로선 정리된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정리가 되면 논평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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