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대북 패키지’…무슨 내용 담았나

베이징(北京)에서 28~29일 이뤄진 북미 대화가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한 미국의 제안을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 할애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제안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제안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입을 통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전달됐지만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육성’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이번 제안을 ‘부시의 패키지’로 확대 해석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2003년 이후 6자회담 과정에서 북미 양국 수석대표가 이틀 간에 걸쳐 얼굴을 맞댄 일도 드문 일이었고 미국이 스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북한에 내놓는 경우도 이례적이라는 점에 긍정적인 의미를 두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북미 접촉 분위기는 북한이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미국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설명하고 북한은 조심스럽게 경청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1박2일 간의 협의 끝에 기대했던 6자회담 재개 날짜를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 내지 ‘결렬’로 보지 않고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상황이며 앞으로 짧게는 열흘, 길게는 한 달 가량이 6자회담 재개와 그를 통한 실질적인 진전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국면이 될 것이라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망이다.

◇ ‘부시의 패키지’ 어떻게 나왔나 = 미국의 제안은 지난 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김정일 위원장과 종전 선언 문서에 공동서명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9.19 공동성명의 이행 순서를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다소 멀게 느껴지긴 하지만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의 존재를 카운터파트로 인정하려는 듯한 태도에서 나온 전향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한미 공동의 노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공동의 노력은 9월 14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재개 및 진전을 위해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북핵은 물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불거진 상황까지 돌파하기 위해 성안에 들어간 이 포괄적 접근방안이 이번 미국의 대북 제안에 상당 부분 녹아들어갔을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부시의 ‘결재’를 받은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점.

정부 소식통도 “힐 차관보가 많은 내용의 인센티브를 북측에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부시 대통령의 위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따라서 이는 부시 대통령의 뜻에 김정일 위원장의 답변을 촉구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계관 부상이 평양에 돌아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내용에 대한 검토에도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부시 대통령의 뜻과 의지가 실린 미국 측 제안이 갖는 무게를 감안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런 제안이 나온 것은 지난 7일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경질된 상황에 비춰 워싱턴에서 강경파보다는 대화파의 입지가 넓어진 데 따른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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