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통’ 라이스-박의춘 만남 주목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으로 북핵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내달 말께로 알려진 6자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모두 유명한 ‘러시아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18일 북한의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된 박의춘은 지난해 8월까지 8년간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인물이다.

올 1월 사망한 백남순 외무상의 후임으로 북한 외교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의춘이 등장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특히 박 외무상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데다 김정일의 방러 과정에서 복잡한 핵 문제를 잘 처리한 점이 고려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핵 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얻으려 한다면 박 외무상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미 러시아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전통적인 혈명관계에서 점차 보통관계로 격하되고 있는 북한과 중국관계를 생각해보면 북러관계의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국면이다.

잘 알려진대로 라이스 장관은 학계 시절부터 러시아 전문가로 이름이 높다. 노트르담 대학과 덴버 대학에서 학위를 따고 특히 러시아 관계학으로 명성을 날리면서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소련-동유럽 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러시아통이라는 점에서 보면 라이스와 박의춘은 일단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강경 네오콘의 공세속에서도 북한과의 협상을 지탱해온 대표적 인물인 라이스 장관도 합리적인 협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 차관보와 만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24일 “힐 차관보와 만난 박 외무상은 사람이 좋아보였고,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면서 ‘호감이 가는 사람’으로 지칭했다.

이에 따라 박 외무상과 라이스 국무장관의 회동이 성사될 경우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 ‘비핵화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폐’를 고리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지 벌써부터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