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남북, 대화동력 이어갈까

북한의 핵실험(5.25)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긴박한 가운데 남북한 당국이 11일 개성공단에서 공단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만나지만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지난 4월21일 제1차 ‘개성접촉’ 때 남북이 확인한 입장 차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기 때문으로, 이번 회담에서도 남북간 이견이 그대로 노출돼 접점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1차 개성접촉 때와 비교해서도 우리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는 더욱 좁아졌다.

우선 당시 ‘23일’이었던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주재원 유모씨 억류기간은 10일 현재 ‘73일’로 불어났다. 또 핵실험에 이은 우리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가입과 북한의 정전협정 불구속 선언 등을 계기로 긴장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신변안전 문제는 더욱 부각됐다.

즉 우리 대표단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다른 현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개성공단의 본질적 사안으로 규정한 체류 인원의 신변 안전 보장 문제, 그 중에서도 억류된 유씨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토지사용료 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관철시키는 것을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는 듯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15일 대남 통지문을 통해 “토지임대값과 토지사용료, 노임, 각종 세금 등 개성공단 관련 법규들과 계약의 무효를 선포한다”고 통보한 만큼 이번에는 구체적인 요구 수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회담에서 보일 북한측 태도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북측이 유씨 문제와 관련, 우리 당국이 갖고 있는 궁금증을 일부나마 해소해 줄 것이냐, 임금인상폭 등을 제시하면서 추가적인 협상의 문을 열어 둘 것이냐가 회담의 성과 유무를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북측이 유씨의 상태를 확인시키거나, 조사경과 및 향후 절차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을 하고 개성공단 운영에 대해서도 우리 쪽과 협상을 할 의지가 있음을 보일 경우 남북은 최소한 대화의 모멘텀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8일 첫 철수결정 업체가 나온데 따른 개성 입주기업들의 동요도 어느 정도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만약 북측 대표단이 유씨 문제에 대해 계속 함구로 일관하면서 입주업체들이 수용키 힘든 임금 및 토지사용료 수준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뒤 협상 여지를 남기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과 관련한 당국간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형 공장 입주 기업들을 중심으로 짐을 싸는 업체들이 속속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개성공단을 끌고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한 북한 당국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북한은 회담에 나설 대표 명단조차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던 1차 개성접촉때와 달리 이번 회담에 앞서 대표단 명단을 사전에 통보하고, 우리 측 회담 준비 인원의 사전 방북을 허용하는 한편 회담 장소를 자신들이 폐쇄한 남측 기관인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정하는 등 실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보는 남북의 인식 차이가 여전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회담 전망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게 우리 당국자들의 판단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