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유지.관망’..대선後 남북회담서 비친 北속내

“회담 참석을 통해 남북관계의 동력은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하려는 것 같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31일 지난 해 12월19일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남한 정권 교체가 확정된 이후 진행된 남측과 당국간 회담에 임하는 북측 태도를 이렇게 평가했다.

남북은 대선 이후 조선.해운협력분과위 회의(2007.12.25~28), 서해평화협력지대 추진위원회 회의(2007.12.28~29), 베이징(北京) 올림픽 남북 응원단 경의선 이용 관련 1차 실무접촉(2007.12.28), 군사실무회담(2008.1.25), 철도협력분과위 회의(2008.1.29~30) 등을 잇달아 개최했다.

이들 행사는 대부분 2007 남북 정상회담 및 그 후속 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양측 실무당국간 회담이었다. 하지만 남북이 1월 중 개최하기로 했던 회의와 현지조사 중 31일까지 진행되지 못한 일정도 상당하다.

날짜는 특정하지 않은 채 1월 중 개최하기로 했던 개성공단 진입도로 현지조사, 보건의료협력 현지조사, 자원개발협력분과위 회의, 농수산분과위 실무접촉, 해주특구 현지조사를 위한 실무접촉, 해주특구 및 해주항 현지조사 등은 여태 진행되지 못했고 일정 재조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北, 일단 회담은 참석..”모멘텀 유지.명분 쌓기 포석” = 정부 당국자들은 남측 정권 교체로 정상회담 합의 사항들이 그대로 추진될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북한이 부분적으로나마 회담에 응하고 있는 데 대해 남북관계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한 당국자는 “최근 회담에서 북측은 정부 교체기 남측 당국자들의 애매한 입지를 잘 알고 있음에도 회담의 판을 깨려 하지는 않았다”면서 “회담에 가봤자 얻을게 없다는 식이 아니라 일단 구체적 일정이 잡힌 회담에는 나감으로써 동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당국자는 “회담 참가를 통해 정부 교체기를 맞은 남측의 움직임 등을 관망하고 약속한 일정에 참여함으로써 명분을 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서 적극적 의사 개진.군사적 문제에는 소극적 = 대선 후 회담에서 북측은 경제 관련 사안에서는 현재의 남측 당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까지 제기해가며 적극성을 보인 반면 군사적인 문제에서는 움추러드는 경향을 보였다는게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철도협력분과위에서 북측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타당성 검토 후 추진’ 입장을 밝힌 개성-신의주 구간 철도 개보수와 관련, `1차 현장조사를 진행한 만큼 조속히 실질적 조치에 돌입하자’며 남측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측은 군사적 보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조선협력단지의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와 문산-봉동 구간 화물열차에 실을 화물의 종류 확충 등에 대해서는 군부의 동의 필요성 등을 들어 남측이 바라는 답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은 철도 개보수 등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와 관련된 회담에 참석함으로써 기존 남북간 합의사항이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 하다”면서 “하지만 체제 안전이 걸린 군사적 문제는 현 상태에서 남측하고만 논의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향후 회담.조사 전망 = 전문가들은 북측이 남한 새 정부가 출범하는 2월25일까지 이 처럼 선별적으로 회담 및 현지조사에 응하면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월 남북간 일정 중 날짜가 잡혀있는 것은 4일 올림픽 공동응원 열차이용 관련 실무접촉과 12~13일 도로협력분과위 회의 등 2건이다.

아울러 환경보호 및 산림분야 실무접촉, 기상협력 실무접촉, 개성공단 협력분과위 등도 2월 개최에 합의된 상태며 해주특구 현지조사 등 1월 중 진행키로 합의됐다가 열리지 못한 회의 및 조사도 5~6건에 이른다.

정부 관계자는 “2월 중 예정된 회담과 조사가 모두 진행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북측은 날짜가 구체적으로 잡힌 일정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회담 및 조사에 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한은 대미,대중 관계가 잘 풀릴 경우 남한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바가 크다는 점을 인식해 남북관계의 끈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새 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회담 등에 참석하며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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