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화’ 사흘째 북·미접촉 분수령

10일 입국한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최대 관심인 ’북·미 접촉’에 이렇듯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북핵 6자회담 대표들이 집결한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도쿄대화)가 사흘째인 이날 큰 고비를 맞고 있다.

그는 “필요한 것은 북한과의 양자회담 실시가 아니라 북한이 6자회담의 복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북 금융제재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며 북한의 회담 선복귀가 관건이라는 일관된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반면 북한측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음을 더욱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미국과의 접촉에 대해 “모처럼 마련된 기회인데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희망’의 수위를 높였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도 “북한은 미국을 만날 의사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날 우다웨이 부부장은 김 부상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보이콧을 둘러싼 각국의 태도를 상세히 설명, 현실인식을 촉구하면서 복귀를 종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측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오는 18일 미국 방문을 계기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측 입장에 대한 모종의 ’언질’을 전하려 한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측이 이날 북측에 강력한 설득 공세를 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김 부상이 지난 8일 남·북 접촉에서 “우리가 양보하면 부시정권 내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진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에서 보듯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 역시 뿌리가 깊어 보인다.

이런 이유로 현재로선 ’도쿄 대화’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커녕 북.미 양자 접촉의 자리도 만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그러나 10일 오후 한.미.일 수석대표의 비공식 만찬협의와 11일 예상되는 미.중 협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과 중국이 힐 차관보에게 북한측의 태도와 입장을 전하면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막힌 6자회담의 활로를 뚫기 위한 중재 및 설득 작업에 외교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미국이 접촉을 거부함에 따라 북한이 한국과 중국을 매개로 어떠한 ’양보 카드’를 내놓는가에 따라 미국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만약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면 양측의 양자·다자접촉을 통한 탐색전이 마무리되는 11일 오후나 12일 오전이 될 전망이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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