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중대제안’ 성안부터 공개까지

북한 핵폐기시 대북 전력공급을 골자로 하는 ‘중대제안’은 지난 2월 중순께 골격이 마련돼 ‘안중근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약 5개월간 철통 보안이 유지돼왔다.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게 감지된 것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간 협력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며 “그때에 대비해 포괄적, 구체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후 정부가 준비중인 대북 지원의 내용을 둘러싼 궁금증이 증폭됐으며 정부 역시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계획 마련에 몰두해왔다.

정부는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는 것과 함께 어떻게 북한에 대체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수로 사업’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한국이 100만㎾급 경수로 2기를 북한에 건설키로 했으나 2차 북핵위기가 발생, 2003년부터 경수로 사업은 중단됐다.

한국이 11억2천만 달러를 투입하는 등 35%의 공사진척률을 보이던 경수로 사업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종료’를 요구, 북핵 해결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경수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관계자는 13일 브리핑을 통해 “경수로 문제가 우리에게 힘들고 어렵고 중요한 과제였다”며 “쉽게 경수로를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는 지난 1월 북핵문제와 경수로 문제를 연계하자는 발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의 아이디어로, 이후 외교안보라인은 ‘중대제안’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정부내 논의는 NSC 상임위원 가운데 일부만이 참여하는 NSC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폐기시 남측 전력제공 ▲핵폐기 합의부터 핵폐기 완료까지 3년 ▲경수로 사업 종료 등을 골자로 하는 ‘중대제안’이 마련됐으며 이는 지난 2월1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후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이 ‘안중근 계획’으로 명명한 이 제안은 정부 내에서도 대통령과 이해찬(李海瓚) 총리를 포함, 10여명만이 공유하는 ‘최고 비밀’로 분류됐다.

’안중근 계획’이라는 이름은 안중근 의사가 남북이 모두 존경하는 위인이기도 하지만, ’안중근’이라는 이름으로부터 ’대북 중대제안’이라는 것을 전혀 유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관계자는 “국민적 동의절차와 관련한 법적 검토 등을 하지 못했다”며 “보안이 생명인데 법률가를 동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보안이 지켜질지) 자신이 없었다”며 보안 유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한국전력 관계자들에게도 기술적으로만 물어봤기 때문에 전혀 그 내용을 몰랐을 것”이라며 “한전이 ‘우리는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은 당연하며 (보안유지 때문에) 구체적인 검토를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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