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잡은’ 김계관의 회견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종료된 뒤 열린 북한의 기자회견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여러모로 친절하게 진행돼 화제다.

중국의 6자회담 공식 브리핑 장소인 댜오위타이호텔을 기자회견장으로 빌린 것이나 회견을 1시간여 전에 예고한 것 등은 작년 9월 제4차 2단계 회담 때 2차례나 있어 그리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회견장에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나타나자 술렁이기 시작됐다.

작년만 해도 현학봉 회담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아 이번에도 당연히 현 대변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김 부상의 회견이 전례없이 영어 순차통역으로 진행된 데다 질문을 일절 받지 않던 과거 태도에서 벗어나 모두발언 뒤에 4개의 질문까지 받았다.

대부분 자국어로만 브리핑을 진행하는 다른 나라보다도 오히려 친절했을 정도다.

브리핑의 형식 뿐만 아니라 그의 발언에서도 배려가 묻어났다.

그는 부드러운 어조로 “여러 기자선생들이 날씨도 추운데 회담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느라 수고 많았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으며 “여러분들 한 주일 간 수고 많았는데 편안히 귀가하기 바라며 앞으로 또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마쳤다.

어찌보면 회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의례적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여태 북한의 회견에서는 기대할 수 없던 `덕담’이다.

과거 북한의 `돌발 회견’은 악명이 높았다.

아무런 예고없이 불쑥 북한대사관 앞에 서서 하고 싶은 말만 던지고 들어가버리는 북한대표단의 행동때문에 취재진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대사관 앞에서 대기해야 했다.

북한이 이번에 호텔을 빌려 영어통역과 일문일답 등 모든 요건이 갖춰진 정식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미국과의 논리싸움에서 지지 않는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돌발 회견’으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충실히 전달할 수 없으며 당당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등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고 판단한 것도 `친절한 회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