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돌파구찾기’ 가능한 옵션은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가 남북관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정부가 인도적 지원과 당국간 대화 재개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옵션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요청 없이도 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남북간 대화복원이 안된 채 대북 지원에 나서는 것은 순수 인도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남북 관계를 푸는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차원에서 적십자회담 개최 제의와 고위급 정부 특사 파견, 인도적 지원을 위한 실무 협의 등이 정부 안팍에서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어떤 옵션이든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 보겠다는 정부 최고위층의 전략적 결단과 그에 호응하는 북한의 대남 비방 자제 등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적십자회담 = 적십자 회담은 우리의 인도적 관심사인 이산가족 상봉을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와 연계할 수 있는 구상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상당기간 검토해온 옵션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전 정부에서도 남북은 장관급 회담 등 고위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와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암묵적으로 연계해왔던게 사실이다.

사실 정부로서도 올해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당국간 이상기류 속에 무산되는 것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대규모 상봉행사를 위해 만든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의 완공(7월14일 예정)을 50여일 앞두고 있는 상황은 그런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이산가족 상봉 협의 등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의하고 북측이 그에 답하는 계기에 식량문제에 대해 언급할 경우 정부가 내세운 ‘선 요청, 후 지원’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은 채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 마침 북한이 최근 대외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 주간지 통일신보 등을 통해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적십자회담을 ‘당국’간 회담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제안할 경우 수용할 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남북 정상간 합의인 6.15, 10.4 선언에 대한 확실한 이행 약속이 있기 전에는 당국회담의 일환인 적십자회담에 나설 수 없다며 버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북한이 남북간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지금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바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 한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사파견 =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일각에서 제기됐던 ‘특사 카드’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북 특사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다시금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낮은 단위의 당국간 회담 복원으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어렵다면서 신뢰회복 및 남북관계의 새 판짜기를 위한 고위급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사 파견을 통해 우리 대북정책의 진정성을 설명하고 북한이 강조하는 6.15, 10.4 선언 이행 문제, 인도적 대북지원, 이산가족 상봉, 올림픽 공동응원 파견 등 현안의 해결책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으리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정부가 정치적 희생이 있더라도 남북 당국간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속에 6.15, 10.4 선언 이행 문제에 대해 지금보다 더 분명한 입장정리를 한 뒤에나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6.15, 10.4 선언에 대한 보다 진전된 입장 정리와 남북간 물밑교섭을 통한 사전 조율없이 특사파견이 추진될 경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실무회담 = 일각에서는 정부가 작년부터 검토해온 옥수수 5만t 등의 지원의사를 밝히며 제공을 위한 실무 회담을 제안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지원요청 없이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만큼 먼저 북측에 지원의사를 밝히면서 절차 등을 논의하는 실무협의를 하자고 제안하는 구상인 것이다.

순수하게 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돕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북한이 호응할 경우 낮은 급이긴 하지만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는 만큼 검토할 가치가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방안 또한 당국간 대화라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이 변수며 지원을 하고도 북한의 대남 태도는 ‘그대로’란 평가가 나올 경우 정부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