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변수’ 놓고 6자 관련국 미묘한 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6자회담 재개와 천안함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국의 행보가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다.


방중 이벤트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북한은 천안함 문제로 자신들로 향하는 국제사회의 눈초리를 분산시키려 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 서 있는 한국은 ‘천안함 그물’을 가급적 넓히려는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정부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에 따라 양측의 수싸움의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슈를 주도하는 `G2(주요2개국)’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김정일 방중’으로 조성된 6자회담 재개 기류를 가급적 유지하려는 외교에 적극 나서려는 기색이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무 이행과 도발 중단을 촉구하면서 가급적 사태를 관명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미ㆍ중 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도 감지된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 조성을 희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참가국들에 6자회담 진전을 위한 유연성과 성실성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장 대변인은 또 천안함 사건을 ‘불행한 비상사태’라면서도 “완전히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이 발견되기 전까지 (남북) 양측은 차분히 자제하면서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6자회담 진전에 대한 의장국으로서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같은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헀다.


크롤리 차관보는 또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진전에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지적에 “정확히 어떤 협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모호성을 가미했다.


이는 현 시점에서 중국과 북한이 주도하는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휩쓸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상황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ㆍ중 정상회담의 내용과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미국으로서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6자회담과 천안함 사건을 놓고 벌이는 관련국들의 외교전은 이제부터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뒤 본격적인 6자회담 재개의 ‘수순 밟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경우 6자회담 문제보다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의장국 중국은 물론 미국도 6자회담 쪽으로 한발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때 추진되다 최근 주춤해진 것으로 알려진 북미 양자대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이어 6자 예비회담 개최로 이어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고 일부 외교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9일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미ㆍ중 양국의 전략적 판단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천안함 외교’를 펼치면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 입장에 대한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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