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 강정구 교수 집유

국가보안법 7조(찬양ㆍ고무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게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진동 판사는 26일 ‘6ㆍ25 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취지의 글을 언론매체 등에 게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강 교수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여러 글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민족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고 미군의 개입이 없었다면 적화통일이 달성됐을 것이며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추론으로 이어짐이 명백하다. 자극적 방법으로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선동적 표현을 한 데 대해 엄격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상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역시 헌법에 의해서 내심의 영역을 벗어난 표현의 영역에 대해 상대적 제한이 가능하다. 피고인이 각종 글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합리적 화두를 던졌다고 볼 수 없고 국가 질서에 해악을 가할 수 있는 주장을 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한민국의 존재와 영속성을 부정하는 자신의 표현의 옳고 그름은 판단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나 미국의 참전을 불법침략행위로 규정하고 한국을 미국의 신(新)식민지라고 주장하며 주체사상을 받아들여 시민ㆍ민족사회가 통일 대업에 나서자는 표현은 북의 대남 적화혁명론에 동조하는 적극적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수 신분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민족의 존립과 안전, 질서에 해악을 가할 수 있는 주장이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임을 넉넉히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2001년 구속됐다가 석방된 후에도 동일한 내용을 더욱 자극적인 방법으로 반복해 엄격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시 숙고해보면 사상은 자유로운 사상의 시장에서 검증되는 게 바람직하고 우리 사회가 이를 검증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져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유죄 선고만으로도 피고인에게 불이익이 가해지는 등 처벌의 상징성 등을 감안해 실형 선고는 가혹하다고 판단된다”며 집유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 교수가 2001년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써 기소된 사건과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계간지 등에 ‘6ㆍ25 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글을 써 기소된 사건을 병합해 선고가 이뤄져 강 교수 재판은 2001년 9월 기소된 후 4년8개월만에 마무리됐다.

한편 재판은 100여명이 방청했으며 선고 직후 보수ㆍ진보 양측 관계자들이 법원 부근에서 서로 몸싸움을 하는 등 20여분간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1개 중대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