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새터민 피의자 구타’ 의혹 진상조사

경찰이 새터민 출신의 대학생 피의자를 마구 때려 상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서울동부지검과 피의자 가족 등에 따르면 서울 모 대학에 재학 중인 탈북자 문모(29)씨는 지난달 28일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하다 오후 5시께 송파구 A아파트 앞길에서 박모(13)군 등 중학생 2명과 맞닥뜨렸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문씨는 박군 등과 시비가 붙어 주먹을 휘둘렀고 마침 근처를 지나던 전모(19.여)씨가 이를 말리다가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송파경찰서 마천지구대 소속 경관들은 문씨가 박모 순경의 얼굴을 때리는 등 반항하자 문씨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순찰차에 태웠다.

당시 문씨와 함께 있던 동생과 친구 박모씨는 “경찰이 문씨를 차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일방적으로 얼굴을 때렸고 문씨는 방어 차원에서 그 경찰관의 가슴과 어깨를 깨물었다. 마치 마약사범을 대하듯 무자비하게 다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씨 본인도 병원에서 연합뉴스 취재기자와 만나 “경찰관이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내 얼굴을 때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정모 경사는 “난 한 대도 때린 적이 없다. 문씨의 얼굴에 난 상처는 스스로 (순찰차) 뒷좌석 문 손잡이에 얼굴을 들이받아서 생긴 것이다. 한 마디로 자해를 한 것이다. 문씨가 나를 깨물어서 얼굴을 몇 차례 민 적은 있지만 폭행한 적은 없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문씨는 안와 골절과 타박상 등 눈 부위를 집중적으로 다쳐 병원에서 전치 7주의 진단을 받았다. 문씨에게 깨물린 정 경사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문씨는 출동한 경찰 공무원들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가 인정돼 구속 수감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경관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문씨 본인의 주장과 가족들이 낸 고소장을 받아들여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송파서 관계자는 “당시 문씨의 난동이 워낙 심해 순찰차가 추가로 출동할 정도였다”며 “주민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체포 장면을 지켜봤다는데 설마 그런 상황에서 (경관들이) 피의자를 구타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목격자가 많이 있을테니 곧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고 말했다.

문씨 측은 “경찰이 (문씨를) 눕혀놓고 수갑을 채운 뒤 차에서 때리는 걸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 경찰의 구타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문씨가 소속된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치주의 사회에서 국가 공권력이 수갑까지 채운 상태에서 문씨를 집단 구타한 것은 잘못된 일로 국가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문씨는 2004년 8월 중국 신혼여행 도중 아내 진모씨가 북한 측에 체포되는 사건을 겪고 탈북자 단체 등과 함께 아내 송환을 촉구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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