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억류’로 남북합의 허점 또 노출

개성공단에서 현대아산 직원 A씨가 30일 북한 당국에 억류됨에 따라 기존 남북간 합의의 문제점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2004년 체결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합의서)’ 제10조는 `북측은 인원이 지구에 적용되는 법질서를 위반했을 경우 이를 중지시킨뒤 조사하고 대상자의 위반 내용을 남측에 통보하며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또는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남측 지역으로 추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같은 조문이 ‘남북이 합의하는 엄중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쌍방이 별도로 합의하여 처리한다’고 명시한 점이다.

북한은 A씨가 북한 여성의 탈북을 책동했다는 주장과 함께 우리 측에 보내온 통지문 곳곳에서 이번 사안이 `엄중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뉘앙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북한은 이번 사안이 경고나 범칙금 부과, 추방 등 조치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자신들 법에 따라 처리해야할 `엄중한 위반행위’라는 논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 경우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다.

`엄중한 위반 행위’의 내용에 대한 남북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다 현재 남북 당국간 대화가 단절돼 관련 논의를 진행할 상시적 협의체가 없기 때문이다.

또 A씨가 북한의 사법처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만하게 풀려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할 정부 입장에서는 `인원은 지구(개성공업지구)에 적용되는 법질서를 존중하고 준수한다’고 규정한 합의서 2조 조문이 불리한 장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개성공단내 우리 국민도 북한법을 지킬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으로, 백번 양보해서 A씨가 실제로 북한 여직원에게 탈북을 종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 법에는 큰 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북한법에는 중대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남북간 합의서에는 이런 행위에 대해 북한의 사법절차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명시적 보장이 없다.

현재 정부는 이 사건의 사실 관계가 정확히 규명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A씨에 대해 북한 여성에 대한 탈북 종용 혐의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는 북한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나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간 합의의 `공백’과 대화 채널이 단절된 취약점을 이용, 사태를 심각한 방향으로 끌고갈 경우 정부로서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남북이 개성공단 지역에 적용할 형사문제 처리 규정을 완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던 중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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