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불구속’ 학계 찬반의견 `팽팽’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을 빚고 있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것을 놓고 학계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포괄적 지휘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수사와 기소의 권한은 검찰의 고유 권한인 만큼 가급적 행사하지 않는 게 옳다. 지휘권 행사는 검찰의 권한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법원 에서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고 구속돼도 구속적부심이 있으므로 모든 것은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이번 일로 검찰의 중심이 흔들릴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홍 서강대 이사장은 “강 교수는 학자로서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현행법을 너무 무시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학문적으로 발언에 대한 이적성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북한에 대해 그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속ㆍ불구속은 논외로 하더라도 함부로 해서는 될 말이 있고 안될 말이 있다. 자유가 있다고 해서 그런 식의 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결정은 이 문제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강 교수의 생각에 동의하는지를 떠나 특정 의견을 피력했다고 구속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강 교수의 의견에 대해 반론이 나오고 사회적 토론의 장이 형성되는 것은 용인할 수 있으나 공권력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강 교수가 수사 대상이라면 불구속은 지극히 당연한 문제이겠지만 강 교수가 수사 대상인지 자체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강 교수 문제와 관련된 지금의 논의 구조 자체가 불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 교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그가 쓴 글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럽다. 강 교수가 말한 부분은 역사적 접근이 중요한 문제이고 해방 정국 당시로 차분히 돌아가 당시 과정을 되돌아 봐야 한다. 따라서 사법적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역사적, 학문적 작업으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일로 보수-진보 세력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제성호 교수는 “강정구 교수 문제에 대해 법무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고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면 예기치 않은 ‘남-남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정치 문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걱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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