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충원 참배…정치권 기류

8.15 민족대축전 행사 참석차 14일 도착한 북한 대표단이 예고대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하자 정치권도 일제히 환영 입장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 참배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에는 ‘온도차’도 감지됐고, 여야를 떠나 이번 참배가 새로운 ‘남남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나 북측의 상응한 조치 요구시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는 일부 목소리도 제기됐다.

일단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적극적 환영 입장을 표한 반면 한나라당은 환영한다는 입장 속에서도 “참배의 순수함과 진정성을 지켜나가라”고 경계감을 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민주.민노 = 우리당은 북한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가 남북 화해.협력과 통일의 시대를 알리는 서막의 신호탄 아니냐며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리당은 또 이번 참배를 바라보는 보수단체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퇴행적이고 반민족적’이라고 비난했다.

배기선(裵基善) 사무총장은 “민족 상잔의 반목의 역사를 진정한 화해의 역사로 바꾸려는 북측의 결단이라 평가하고 환영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남북간 정전체제에서 화해의 체제로 나갈 뿐 아니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도 끌어낼 수 있는 신뢰구축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 사무총장은 이번 참배를 바라보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결코 민족의 화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퇴행적 정치행태”라며 “지금이야말로 진실은 밝히되 과거를 용서하고 함께 협력하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성(崔 星) 의원도 “북한 스스로 결단해서 예를 다하기로 한데 대해 정치적으로 공세를 취하는 것은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우리 대표단의 향후 방북시 김일성(金日成) 주석 시신에 대한 참배 요구 등에 대비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이번 일로 북한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추후 우리측에서 북한을 방문할 때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를 요구할 경우 등에 대비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도 “이번 참배는 남북 갈등과 대결의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화해협력의 시대로 가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적극 환영했다.

민노당 홍승하(洪丞河) 대변인도 “북측이 특별한 결정을 내린 만큼 남측 역시 정부와 민간 모두 마음을 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 한나라당도 일단 공식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당내 복잡한 사정을 반영하듯 미묘한 기류도 엿보였다.

특히 북한이 이번 대표단의 참배를 통해 얻을 ‘노림수’에 대한 의구심도 곳곳에서 제기됐고, 보수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공개 반발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미 ‘유연하고 적극적인 상호공존’을 당이 추구할 새로운 대북정책의 지침으로 내세운 상태에서 이번 참배를 “무작정 반대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당의 공식 반응도 이런 기조 하에서 비교적 조심스럽게 나왔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를 일단 환영한다”면서 “희생된 이들의 가족은 물론이고, 우리 전국민의 가슴 속에 여전히 생생한 상처를 치유하고 동족상잔의 남침을 반성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대변인은 “현충원 참배에 대해 ‘상대의 마음을 공격하고 이어 상대의 성을 공격한다’는 북한 특유의 심리전 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북한은 이번 참배의 순수함과 진정성을 내내 지켜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는 상황 아니냐”면서 “일단 참배하겠다고 하니 그냥 받아들이자는 거고, 다만 다른 전제조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워낙 뜻밖이었고, 또 북한의 무슨 복선이 깔려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내에서 찬반 입장이 혼재돼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당내 저변의 분위기를 전했다.

보수우익 성향이 강한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6.25 전쟁에 대해 어떤 사과도 없이 일방적으로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면서 “현충원 방문이나 국회 방문 등은 모두 북한의 쇼로 우리 정부가 놀아나는 것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거듭 높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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