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입장표명 놓고 여야 공방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인권위원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법적근거가 있는지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인권위법은 적용대상을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영역 안에 있는 외국인’으로 한정한 반면 헌법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어 북한주민을 우리 국민으로 볼 수 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인권위가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편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인권위가 무슨 근거로 북한 인권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려 드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인권위는 2004년부터 매년 1억4천800만원의 예산을 북한인권사업에 책정했지만 절반밖에 집행하지 않았고 3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나 의원은 “인권위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이라크 파병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피진정기관에 손배해상권고를 하는 등 월권행위를 해놓고 정작 북한인권과 국군포로 및 납북자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 당 최병국 의원도 “인권위가 북한 인권문제를 특히 외면하는 이유는 현 정권이 김정일 정권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는 대북정책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따졌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탈북자가 대한민국에 입국하면 국적취득 수속을 따로 하지 않는다. 이는 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인권 입장발표에 왜 머뭇거리느냐”고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인권위가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북한인권에 관해 입장을 발표하려 하느냐”며 “인권위법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만 적용될 뿐더러 국내 인권상황에 대해서도 할 일이 많은데 인권위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문 의원은 지난 9월 인권위가 총살될 위기에 놓인 북한주민 손정남씨 구명진정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의 조사영역에서 벗어났다’고 각하한 사례를 근거로 들면서 “인권위 스스로 북한주민은 인권위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임종인 의원도 “인권위 활동은 인권위법에 근거를 둬야 하는데 북한인권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자 인권위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영애 상임위원은 “지금까지 19차례 회의를 통해 탈북자와 납북자, 국군포로의 생존권과 자유권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도록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해 북한에 직접 권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안경환 신임 인권위원장은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표명은 인류보편적 문제에 관련돼 있다. 헌법과 인권위법의 제약 등이 얽혀있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호준 상임위원은 “인권 문제에는 국경이 없기에 헌법의 한반도 조항을 원용해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