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 개성공단 딜레마 재부각

“국민 신변안전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이해한다. 하지만 기업은 호흡이 끊기면 죽는 생명체와 같아서 공장가동을 멈추는 순간 ‘도산’이기 때문에 가지 않을 수 없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인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는 북한이 정전협정에 구속받지 않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힌 다음 날인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00여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정서를 이 같이 대변했다.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결정에 북한 군부가 27일 군사적 도발을 시사하는 초강경 성명으로 맞서면서 개성공단은 또 한번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날로 60일째를 맞은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 억류사건에 더해 북한의 개성공단에 적용되는 기존 혜택 무효화 선언으로 가뜩이나 곤경에 처한 개성공단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친 것이다.

정부가 26일 PSI 참여를 발표한 이후 이날 오전까지 개성공단 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지난 3월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군 통신선을 끊고 육로 통행을 닫았다 풀었다 했던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또 북한이 서해 5도 주변의 우리 선박 통행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제3의 연평해전’이 우려되는 것도 개성공단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현재 남북간에 군사적 긴장을 통제할 ‘핫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만약 해상교전이 발생한다면 ‘확전’ 가능성이 없지 않고 그 경우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1천명 안팎의 우리 측 인원들이 북의 ‘인질’이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북관계의 불투명성이 커진 점을 감안, 정부는 26일부로 개성공단 인력과 금강산 시설 관리인력을 제외한 우리 인원의 방북을 유보시키면서 개성공단 업체측에도 최소한의 인원만 북에 체류시킬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3월 북측의 통행 제한 조치로 공단가는 길이 막히면서 피해를 본 경험때문에 기업들은 유사시를 대비, 개성체류 인원을 오히려 더 넉넉하게 유지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의 방북 최소화 권고에도 불구, 28일 오전 8시 현재 개성공단 체류자는 1천33명으로 핵실험 이전에 비해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기업들이 가뜩이나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도 현 상태에서 북한체류 인원 축소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창근 부회장은 “그간 우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생산활동을 멈추지 않았지만 안보 여건이 안정적이냐 아니냐는 바이어들의 주문량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리로선 사업을 포기하고 싶어도 정부의 경협보험이 자발적으로 그만둔 업체의 손실까지 보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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