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성발사선언’ 북미대화 앞당길까

북한이 24일 인공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릴 것을 공식 선언하면서 미국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은하 2호’로 명명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주민 결속강화, 자부심 고취 등 대내 효과뿐 아니라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이는 만큼 향후 미국의 대북 태도가 발사 여부 및 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미국은 요격 가능성(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시사하고 유관국들과 한목소리로 ‘유엔 결의를 위배하지 말라(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선에서 대응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 카드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이 전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리라고 장담키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인공위성 발사실험이 성공할 경우, 핵무기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음을 시연하는 효과는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추진에 혼선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난 20일 공식 임명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활용,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노력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란이 지난 3일 인공위성 ‘오미드’를 자체 개발한 위성 운반용 로켓 사피르-2호에 실어 발사한 뒤 미국 등 서방국들이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서 대응한 것에 비춰 볼때 로켓발사 후 대북 제재를 둘러싸고 이중잣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미국의 대북 접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미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북한은 1999년에 했던 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이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유효하다는 논리를 견지해왔다”며 “보즈워스 특사의 첫번째 임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미국진보센터(CAP)의 정책제안서에 취임 100일(4월30일) 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이 있음을 상기하면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기 전 미국이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한과의 교섭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이어가던 2006년 6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평양에 초청했던 전례도 있는 만큼 이번에도 북한이 먼저 직접 또는 간접 경로로 대미 협상을 타진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라는 주장을 펴는 것 자체가 사후 정치적 파장에 대한 부담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발사에 앞서 대미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경우 평화적 목적의 우주 이용권을 포기하는 대가를 요구할 수도 있고 미국에 대신 위성을 발사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대북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마치지 않았고 대북 특사를 임명한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 행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을 목적으로 서둘러 북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고든 두기드 국무부 부대변인이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계획에 대해 “현 시점에서 그런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공식화했다고 해서 미국이 서둘러 대북 협상을 개시하려 할 것 같지는 않다”며 “지속적으로 북한을 향해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선에서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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