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리아 비밀합의’ 북핵협상 뇌관 부상

미국의 대선 일정 등을 감안, 북핵문제에 `8월 시한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 측의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이 협상 진전을 가로 막는 최대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협상은 현재 비핵화 2단계의 핵심현안인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북측이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과 함께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25일 “북한과 미국이 뉴욕 채널을 통해 핵 프로그램 신고를 놓고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으나 북한측이 UEP 문제는 물론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에 있어서도 미국의 요구수준에 맞는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리아와의 핵협력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완강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리아내 ‘의혹시설’이 북한 영변의 5㎿ 원자로와 지붕면적(roof dimensions)이 거의 동일하다는 위성사진 판독 결과와 다른 경로로 취득한 ‘정밀한 정보’를 감안, 핵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 시설임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 시설과 관련한 기술 노하우와 일부 자재를 시리아에 제공해주기로 비밀합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를 두려워한 이스라엘이 지난해 9월 시리아내 ‘의혹시설’을 폭격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폭격 이후 시설물이 있던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새로운 시설을 건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의혹시설에 대한 폭격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북한의 핵확산 활동 증거가 드러날 경우 북핵 6자회담이 파국을 맞게 될 것을 우려하는 미국내 협상파들의 역할이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내 강경세력과 일부 정보당국자들은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궁극적으로 폐기해야 할 핵시설의 노하우를 시리아에 넘겨주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이 대목을 분명히 하기 전에는 미국내 분위기로 볼 때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만일 시리아에 원자로를 지어줬거나 지어주려고 한다고 해도 이는 불법적인 행동이라 할 수 없으며 시리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적절한 절차에 따라 신고를 완수하면 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시리아에 무기급 플루토늄을 넘겨주지 않았을 경우 ‘핵확산’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에서 북한이 시리아의 요청으로 원자로나 이에 해당되는 노하우를 전해주려 했음을 시인하고 대신 시리아가 적절하게 IAEA에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러나 시리아와의 핵협력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미국은 핵 프로그램 신고의 또 다른 현안인 UEP 문제와 함께 시리아 핵협력 의혹에 대해서도 ‘북한의 시인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방안(간접시인)’을 놓고 북측과 집중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우라늄 활동과 핵확산 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 미국의 이해사항’이라는 내용을 핵 신고서에 기술하고 북한은 이 내용에 ‘반박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용인하는 방안이 집중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 방안에 동의할 경우 미국은 북한이 핵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 중국에 제출하는 시점에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북한이 계속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미룰 경우 미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목표수준을 하향 조정하는 등 상황을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북핵 현안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은 현재 부시 행정부의 임기 등을 감안할 때 대선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는 8월 이전에 비핵화 3단계인 핵폐기 절차에 착수하고 북.미 간 관계정상화 수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이 같은 계획도 전면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뉴욕채널에 지속적으로 응하는 등 미국 측에 시그널을 보내는 것을 보면 파국을 원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핵심 현안에 대한 진전된 내용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만일 북한이 시간끌기를 할 경우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도 북핵 협상에 대한 목표수준 조정은 물론 상황 재인식 등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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