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회담] “3통안되면 아무 것도 합의못해” 北압박

제1차 남북총리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큰 고비없이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막후에서는 몇 가지 사안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여겨지는 `개성공단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는 북측과의 치열한 신경전 끝에 결국 16일 새벽에야 합의문에 담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남측은 “개성공단 3통문제의 진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합의해줄 수 없다”며 북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소식통은 “개성공단 인터넷과 유.무선전화 사용이 회담의 최대 쟁점이었다”고 말했다.

북측은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3통문제는 분야별 실무회담에 넘기자는 입장이었지만 한덕수 총리가 북측 김영일 내각총리와의 공식.비공식 만남에서 “3통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활동을 하는데 애로점이 많다. 실무진에게 넘기면 또 시간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타결지어야 한다”고 설득해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3통문제와 함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도 쟁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에 대해 `정상선언에 없는 내용’이라며 합의문에 넣는데 극히 부정적이었지만 남측의 끈질긴 설득끝에 `제9차 적십자회담에서..(중략)..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는 문장으로 간단하게나마 합의문에 담았다.

두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의제들은 대부분 총리회담에 앞서 3차례에 걸쳐 진행된 개성 예비접촉에서 일찌감치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공식 회담시간이 첫날 전체회의 1시간30분과 둘째날 분야별 접촉 1시간30분, 마지막날 종결회의 20분 등 3시간20분에 불과했음에도 남북이 방대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문 문안 조율은 주로 예비접촉 때 남북 수석대표였던 이관세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맡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전날 공동석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문안 조율에 매달렸었다.

회담 소식통은 “북측이 많은 부분에 대해 순순히 양보하고 합의하려는 모습이 특징이었던 회담”이라고 평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