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세핀 K.올슨 美평화봉사단 부총재

“북한이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초청한다면 다른 나라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아서 파견할 것입니다”

세계인들에게 약자와 가난한 자를 위해 봉사하는 `선량한 미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평화봉사단의 조세핀 K.올슨 부총재(여)는 26일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슨 부총재는 “지난 1966년부터 1981년까지 모두 3천200명의 평화봉사단이 한국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면서 “이들 단원들은 한국에서 활동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이런 자부심은 한국이 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며 평화봉사단이 북한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원했다.

국가적 단위에서 실시하는 해외봉사활동의 가장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는 미국의 평화봉사단은 지난 1961년 3월 존 F.케네디 대통령의 제안을 토대로 평화봉사단법이 제정돼 설립됐다. 연방기구이지만 의회나 행정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지난 47년동안 평화봉사단은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유럽 등 전세계 139개 개발도상국에 18만7천명의 자원봉사자를 파견, 교육.의료.영농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왔으며 현재는 73개국에서 7천749명이 활동중이다. 현재 평화봉사단에서 활동중인 아시안계 미국인은 전체의 5%인 382명이며, 캘리포니아주 출신이 112명으로 가장 많다.

자원봉사자 가운데 여성이 59%, 남성이 41%로 여성이 약간 많으며 대부분 젊은층이지만 50세를 넘긴 노년층도 5%나 되며 현재 활동중인 최연장자는 79세라고 올슨 부총재는 소개했다.

올슨 부총재 자신도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한 뒤 곧바로 남편과 함께 평화봉사단에 자원, 북 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활동했다.

특히 평화봉사단은 미국의 글로벌 엘리트 산실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아프리카 카메룬(74~76년)에서, 리처드 바우처 전 국무부 대변인은 자메이카(79~81년) 활동했다.

한국에서 활동한 단원들은 미국의 각 영역에서 지한파, 친한파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국무부 한국과 직원 가운데도 한국에서 평화봉사단 활동을 한 경험자가 몇몇 있다.

또 최근 미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한 마이클 혼다 의원이 엘살바도르(65~67년)에서, 미국 민주당 대권후보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은 도미니카공화국(66~68년)에서 활동하는 등 정계.재계 등에도 평화봉사단 출신이 많이 포진해 있다.

평화봉사단은 파견을 희망하는 나라에서 먼저 파견을 요청하면 조사팀을 현지에 보내 지원분야를 협의하게 되며, 안전과 보안문제를 최종적으로 감안해서 파견한다고 올슨 부총재는 밝혔다.

평화봉사단이 아랍지역의 경우 모로코와 요르단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것도 안전문제와 연관이 깊다. 미국은 20년전 아프가니스탄에도 평화봉사단을 파견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미국 평화봉사단이 북한에 파견되기 위해선 북미간 관계정상화가 선행되거나 어느 정도 진척이 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미국 평화봉사단의 북한파견이 성사될 경우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 및 관계정상화를 촉진시킬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완전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파견에 앞서 3개월간 현지언어를 배우는 등 봉사활동 준비기간을 거쳐 현지에서 2년간 활동하게 된다.

올슨 부총재는 “자원봉사자들은 파견지역의 사회의 일원이 되고, 가족이 돼서 그들이 먹는 음식을 똑같이 먹고, 똑같이 생활한다”면서 “그들은 파견돼 있는 동안은 미국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파견국을 위해 일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미국의 평화봉사단을 모델로 국제교류협력단(KOICA)을 설립, 개발도상국에서 활동을 펼치며 인류의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세계인의 마음속에 심어가고 있다.

평화봉사단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KOICA와 미국의 평화봉사단이 제3국에서 공동협력하게 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두 기관간에 상호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