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회] “북한인권운동 최종전선은 남한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고발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대규모 국제대회를 7월 19일 워싱턴에서 개최한다.

최근 <프리덤 하우스> 북한 담당국장으로 임명된 구재회(35. 전 브라운대 정치학 교수) 씨를 만나 이번 국제대회의 의의와 북한인권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DailyNK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8살까지 한국에 살았습니다. 제 아내도 한국인이어서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죠.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저를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까지 3년 동안, 브라운 대학에서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학부 연구생들에게 한국 정치학을 가르쳤습니다. 또 국제전략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에서 분석가로서 2년간 일했습니다. <프리덤하우스>에서는 올해 5월부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 7월 19일 개최되는 ‘북한인권국제대회’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프리덤 하우스>는 7월부터 내년 초까지 세 차례 북한 인권대회를 열 예정이며, 첫 대회는 워싱턴의 ‘내셔널 빌딩 뮤지엄’에서 열립니다.

샘 브라운백(공화) 상원의원, 프랭크 울프(공화) 하원의원 등 북한인권법 제정에 앞장섰던 의회 지도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 그리고 원재천(북한인권시민연합 자문위원) 한동대 교수 등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 지도자가 대거 참석할 예정입니다. 정치범 수용소 생활에 대한 나탄 샤란스키씨(‘민주주의론’ 저자)와 강철환씨(‘수용소의 노래’ 저자)의 대담도 진행됩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난보다 북한이 인권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요구할 방침입니다. 또한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외부세계에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희는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밝혀온 것을 이해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 북한인권과 관련한 <프리덤하우스>의 주요 활동 목표는 무엇입니까?

물론 우리 전략의 최종 목표도 필요하겠지만, 당면한 목표는 북한과 중국 내에서 북한 인민들의 인권상황의 개선입니다. 다음의 여섯 가지는 이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 즉각적인 정치범수용소 폐쇄를 위한 압력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국제적십자사 조사 허용 ▲ 공개처형의 금지 ▲ 송환된 난민에 대한 고문과 구금 금지 ▲ 탈북난민 송환 금지를 요구하는 對 중국 압력 강화 ▲ 탈북난민, 특히 여성 매매 단속을 위한 對 중국정부 압력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목표 안에서 우리는 미국과 유럽, 중국과 한국 등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각각의 지역에 맞춘 특별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남한 지식인, ‘평화 아니면 전쟁’ 이분법 사고 가져

– <프리덤하우스>의 주요 활동 대상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NGO를 포함한 유럽의 지식인들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이 한국과 미국의 NGO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최종 전선’은 역시 한국입니다. 북한이 얼마나 암울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효과적인 단기전략을 제공하는 것은 남한의 형제들을 동참시키기 위함입니다. 한국인들은 우리가 (남북간의) 화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님을 또한 이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국인들 스스로 북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논쟁의 구조가 변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에는 잘못된 이분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정부관리들과 지식인들은 화합을 깨트리는 어떤 작은 행동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주 작은 것으로도 북한을 더욱 고립되게 혹은 호전적으로 만든다고 제기합니다만 실제 그들의 결론대로 가고 있지는 않습니다.

–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신다고 보십니까?

햇볕정책과 이에 따른 남북 화합정책이 시행된 이래, 북한에 제공된 돈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권여당과 한국 정부는 대북 지원금을 미래를 위한 헌금이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한반도의 미래는 다양한 변수에 달려있으며, 그 과정은 단편적인 접근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그리고 선택(평화가 아니면 전쟁이라는)의 문제라고 강조하는 지식인들의 주장은 지적으로도 진실성이 없습니다. 몇몇 정부부처와 지식인들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기 위해 이러한 주장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프리덤 하우스의 활동을 통해 북한내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는 무엇일까요?

우리에게도 그것이 가장 큰 궁금증입니다. 자유 아시아 방송(RFA)과 미국의 소리 한국어 방송(VOA)은 7월 19일 개최되는 국제대회 전 순서를 생중계 할 예정입니다. 그들은 19일 행사를 위해 평소보다 생방송 시간을 늘려 잡았습니다. 또한 <프리덤하우스>의 홈페이지에서 행사관련 뉴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NGO 식량원조, 지금껏 너무 유연했다

– 그러나 과연 북한 사람들이 이 방송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VOA와 RFA의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북한 사람들이 방송을 청취하는지 물어봤습니다. RFA에서는 북한 사람의 10%정도가 그들의 방송을 청취해보았다고 평가하고 있고, VOA에서는 탈북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38%정도의 사람들이 그들의 프로그램을 청취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 지난 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북한 자유의 날’행사. 올해에는 <프리덤하우스>주최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대규모로 개최된다.

저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그것이 북한 사람들에게 견뎌낼 수 있는 힘과 이유를 주기를 바랍니다. 북한사람들이 역사는 그들 편에 서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또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파도는 결국에 그들의 해안으로 도달할 것입니다. 역사적인 조수가 움직일 때, 우리는 작은 부분을 담당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 세계식량계획(WFP)에서는 북한이 다시 한 번 1990년대와 같은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지원물품들이 상부 관리들이나 군부로 유용되었다는 의문도 있어 왔습니다. 국장님께서는 보다 더 많은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 도덕적으로나 철학적으로도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식량원조프로그램이 정치적 이슈와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인도주의적인 문제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식량원조와 정치적 이슈)가 분리될 수 있는 이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식량원조의 대상은 북한의 일반적인 사람이며, 이들에게 실제로 식량이 배급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식량 배급은 보다 투명해야 하며, NGO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이 국제 사회의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원조국들은 북한에 더욱 정치적인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때때로 NGO들은 원조식량 제공을 두고 너무 유연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평양정권이 분배시스템을 감독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식량 지원국들도 지원식량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부시 행정부 對北정책, 인권문제 강하게 제기할 것

– 미국 정부는 미 의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항간의 북한인권법은 공허한 제스처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인권법은 결코 공허한 제스처가 아닙니다. 저는 많은 열정적인 사람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위해 일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운동의 공조가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훌륭한 활동은 이 인권법에서 최고점에 도달해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법이 실지로 만들어지게 될 거라고 결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법안들과 비교해봐도 북한인권법안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의회에서 제출되었습니다. 그것은 열정의 지표입니다. 그 열정은 의회 내에서 일부의 헌신적인 사람들에 의해 퍼져나가고 있으며, 행정부는 경청하고 있습니다.

– 강철환씨의 백악관 방문을 어떻게 보십니까? 노무현 대통령 방문 후 겨우 며칠 만에 이루어 졌는데요.

이는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강철환씨는 수 백만 북한 인민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전달하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그는 인민들의 고통을 알려냈습니다. 우리가 4십만 명의 북한 인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의 백악관 방문이 단순히 ‘며칠 후’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다음날’이라고 봐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것이 금요일이었고, 대통령이 다음 집무를 시작하는 날은 월요일이니까요. 저는 틀림없이 거기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강철환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은 그의 대북관점을 아마도 강화할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미국의 대북정책에 보다 강력히 인권문제를 제기할거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강철환씨의 방문동안, 디트라니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비록 북한의 인권개선이나 나라를 개방이 없어도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을 해야 한다고 미 상원에서 연설하였습니다. 이는 강철환씨의 방문의 실질적 의미를 손상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국무부 라이스 장관은 다른 인터뷰들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이 없이 완전한 관계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대사도 마찬가지구요.

인터뷰/ 조슈아 스탠톤(Joshua Stanton) 워싱턴 통신원
정리/ The DailyNK 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