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참여] 문답풀이

정부가 26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WMD와 미사일 확산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그동안 한국 정부의 PSI 가입을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남북간 마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PSI에 따른 각국의 차단 조치가 국제법상 모든 선박이 타국 영해에서 누리는 ‘무해통항권’을 침해한다거나 자위권 이외의 무력사용을 금지하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PSI를 둘러싼 이런 여러가지 우려와 의혹들을 풀어보기 위해 PSI의 실체는 무엇인지, 어떻게 운용되는 것인지, 국제법 적으로 문제는 없는 지 등을 전문가와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토대로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PSI 참여국들은 어떤 활동을 하는가.

A: 참여국들은 평소에 전문가회의와 합동훈련 등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한편 합동 대응능력을 배양한다. WMD 및 운반수단(미사일)의 불법적인 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다른 참여국과 협조하에 그러한 거래를 막기 위한 승선.검색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정부는 2005년부터 참가국간 역내.외 훈련 참관단 파견, 브리핑 청취 등 옵서버 자격으로 가능한 5개 항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전면 참여함에 따라 그동안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유보해 왔던 역외 차단훈련 물적(선박.항공기) 지원, 역내 차단훈련 물적 지원, PSI 정식 참여 등 3개 항에도 참여하게 된다. 다만, 참여국은 가용 자원과 제반 상황에 따라 PSI 활동에 참여할 재량을 가지며 모든 활동에 참여할 의무는 없다.

Q: PSI가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

A: PSI는 ‘누가(who)’가 아니라 ‘무엇(what)’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이다. 즉,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WMD 및 운반수단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불법적으로 WMD 및 운반수단을 거래하는 국가나 개인은 누구라도 그 대상이 된다. 따라서 ‘PSI가 북한을 대상으로 한다’라는 표현은 정확한 게 아니다. 다만, 북한이 WMD 및 운반수단의 불법적인 거래에 관여한다면 당연히 PSI의 대상이 된다.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PSI 참여 여부를 떠나 당연히 이를 저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Q: 정부가 PSI에 참여해 정선.검색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 북한과 무력충돌할 가능성은 없나.

A: PSI에 정식으로 참여한다고 해서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정부는 우리 영해에서 관련법과 남북해운합의서를 비롯한 남북간 합의를 현재 적용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PSI 가입 후에도 동일하다. 정선.검색 등의 활동도 기존의 규범에 따라 이뤄진다. 따라서 PSI에 정식 참여한다고 해서 남북간 무력충돌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PSI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남북한 대치상황에서 무력충돌 가능성은 상존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남북해운합의서에 이미 정선.검색 등의 활동이 규정돼 있으나 이로 인해 남북간 무력충돌이 일어난 적은 없다. 또 PSI는 공해상에서 타국에 대한 검색을 보장(의무화)하지 않으므로 적어도 공해상에서 남북간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다.

Q: 그동안 참여하지 않은 이유와 지금 참여하는 이유는.

A: 2003년 PSI 출범 당시 국내에서는 PSI 참여 문제가 정치이슈화 돼 PSI의 취지 및 활동이 마치 남북긴장을 불러오는 것처럼 곡해됐다. 지난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PSI에 부분적으로만 참여해 왔다. 그러나 WMD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더 이상 PSI 정식 참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WMD 및 운반수단의 확산방지는 인권문제처럼 인류가 생존을 위해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이 밖에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회원국 숫자가 급격히 늘었고 미국이 정책으로 천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WMD와 그 운반수단을 개발하고 소유하려는 북한의 지속적이고 가속적인 노력이 있어 왔고 이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가시화됐다.

PSI에서 가장 핵심은 정보 공유다. 이를 통해 WMD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은 2003년 10월 지중해 공해에서 리비아로 원심분리기를 운송 중이던 독일 선적 ‘BBC차이나호’ 사건 등을 통해 입증됐다.

Q: 현재 적용 중인 남북해운합의서의 내용 중 PSI와 상충하는 것은 없나.

A: PSI에 참여하더라도 ‘영해 및 접속수역법’ 등 우리 국내법과 남북해운합의서 등 남북간 합의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 유효하다. PSI는 기존의 규범을 활용해 활동하는 것이므로 남북해운합의서가 영향을 받을 수 없다.

남북해운합의서는 WMD는 물론 일반 무기 또는 무기 부품의 수송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승선.검색 및 강제퇴거 조치를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공해상에서도 이 같은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PSI보다 강도가 세다고 할 수 있다.

Q: 북한이 우리의 PSI 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면서 반발하는 이유는.

A: 우리가 PSI에 참여하는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을 겨냥한 압박수단으로 PSI에 가입하려는 게 아니라, WMD 확산 방지를 위한 범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하려는 것이다.

Q: PSI가 국제법상 모든 선박이 타국 영해에서 누리는 무해통항권을 침해한다거나 자위권 이외의 무력사용을 금지하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A: 유엔해양법이 (통행)제한대상을 열거한 것 자체가 무해통항권이 무제한적이고 무조건적인 권리가 아님을 의미한다. PSI의 차단조치는 사안별로 회원국간 정보공유에 기초해 수행하는 협력활동으로 일반적으로 무력사용으로 인정되는 모든 선박의 상대국 연안 출입을 금지하는 봉쇄(blockade)와는 다르다.

PSI 참여국이 각국의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조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법상 문제 될 게 없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