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 대북 메시지 엇갈린 평가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밝힌 대북 메시지를 두고 남북관계 경색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알맹이가 없어 공허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통일한국의 꿈’이라는 주제로 “유감스러운 금강산 피격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면적 대화와 경제 협력에 나서기를 기대한다”며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놓쳐서는 안 될 변화의 호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6자회담과 국제협력의 진전에 따라 실질적인 대북 경제협력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해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언급에 대해 금강산 사건과 남북관계 전반은 분리 대응한다는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제부터는 소모적인 논쟁은 피하고 구체적인 남북 경협을 통해 실질적인 대화를 하자는 뜻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는 “금강산 문제와 같은 예민한 문제는 남북관계 전반과 별도로 처리하고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과 같은 원칙적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 보다는 남북경협이라는 실용적인 이슈로 전환해 남북이 적극 협력하자는 의미가 깔려있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에 대해서는 지난달 국회 개원 연설에서 그 이행방안에 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만큼 이번에는 아예 언급을 피하고 실질적인 화해.협력을 증진시키자는 데 초점을 맞춰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북한도 금강산 사건에 당황한 기색이 있는데다 남북 선박 충돌 사고 처리과정에서 ‘인도적이고 동포애적인 견지’를 강조한 가운데 이번 경축사를 통해 실질적 협력을 제안함으로써 남북관계 복원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경축사에 대해 북한이 대화에 먼저 나서기를 촉구할 뿐 우리 정부가 대화 재개를 위해 무엇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 제시되지 않아 공허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통령이 통일한국을 직접 거명한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남북이 공유하는 구체적 실현 방도가 없고 특히 우리가 먼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 개원 연설 때 언급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게 사실상 그 결정적 이유다.

북한은 남북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인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회 개원연설에서의 입장이 유효하다는 등의 구체적 입장 확인조차 없어 오히려 전보다 후퇴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먼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북한이 먼저 나와야 하고 우리는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이런 식으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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