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 국정운영 방향과 전망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8.15경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일을 터닝포인트 삼아 크게는 새로운 60년의 도약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고, 작게는 `쇠고기파동’으로 촉발된 정권 초기의 국정난맥상을 수습하고 이명박 정부의 재도약을 위한 힘찬 행진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60년의 역사는 성공, 발전, 기적의 역사이며 새로운 60년의 성공 역사를 위해서는 정치, 사회 전반의 소모적 대립과 갈등을 접고 화합과 통합의 긍정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이번 8.15 경축사의 핵심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새 출발의 실천정신으로 기본과 안전, 신뢰, 법치를 역설했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인 동시에 8.15 이후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 할 중요한 소재들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런 원칙들을 토대로 취임 초기의 무기력증을 떨쳐 버리고 각종 개혁과제를 힘있게 추진하는 등 국정운영에 있어 공세적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했다.

◇현대사 재조명과 새 출발..기본.안전.신뢰.법치가 키워드 = 이 대통령은 과거 60년의 역사를 성공의 역사, 발전의 역사, 기적의 역사로 평가했다. 우리의 현대사를 잊어야 할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라 오늘 날 세계 10대 경제강국의 기틀을 마련해 준 소중한 역사라는 것이다.

이는 직전 참여 정부에서 일제 치하의 친일행각, 독재 및 산업화 과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문제 삼아 대대적인 과거사 정리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지나간 60년이 기본적 자유를 얻는 시간이었다면 새로운 60년은 성숙한 자유를 구현하는 시간이 돼야 하고, 그래야 비로소 대한민국의 건국이 완성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성숙한 자유의 시대는 새 정부가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선진일류국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선진일류국가의 조건으로 이 대통령은 기본에 기반한 안전, 신뢰, 법치를 내세웠다.

이 가운데 법치는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는 쇠고기 정국에서 원칙없이 여기저기 눈치를 보는 바람에 진보나 보수 양쪽 모두로부터 크게 환영받지 못한 채 국정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자성론에 기반한다.

◇공격적 국정 드라이브 예고..`저탄소 녹색성장 시대’ 선언 = 이 대통령은 법치를 내세워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미 쇠고기 정국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법과 원칙을 무기로 국정장악을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 6일 장관 3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이나 상당기간의 냉각기를 감수한 채 대북, 대일관계에 있어 분명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각종 개혁과제 실현에 속도를 내는 등 여론이나 소모적 정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세워놓은 목표를 향해 조용하면서도 강단있게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선언한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금의 경제위기나 에너지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인 국가 경제살리기 대책의 일환으로 국정패러다임, 경제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비전의 축으로 삼아야 `한강의 기적’을 잇는 `한반도의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인식이다.

원칙에 입각한 이 대통령의 국가경영은 남북관계 및 세계 무대에도 그대로 투영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진상조사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북한과의 전면적 대화 및 경협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발짝 더 나아가 한반도 경제공동체 실현 의지까지 내비쳤다.

◇`험로’.`개혁통’ 예상 = 이 대통령은 이날 “좌절과 분열로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용기와 화합으로만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며 통합을 촉구했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금처럼 소모적 대립과 갈등에만 골몰할 경우 선진일류국가의 꿈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앞길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공격적 국정운영이 야당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또 다른 국정난맥상을 연출할 수도 있다.

당장 `건국’이냐 `광복’이냐를 둘러싼 갈등 끝에 민주당 등 진보계열의 야당 지도부가 경축식에 불참하면서 새 출발부터 이미 반쪽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여기에다 향후 KBS 사장 임명과정에서 제2의 낙하산 논란이 일 경우 여야간 대치가 심화되면서 정국경색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정지지도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국정운영의 동력을 다시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관계와 대일관계도 변수다. 취임 초기의 남북간 경색국면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그 기간이 길어질 경우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대일관계 역시 독도와 역사왜곡 문제가 재연되면서 언제든지 새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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