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시대 북한] ‘우리민족끼리’로 실리 추구

“6.15 = 우리민족끼리”

‘우리민족끼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북한의 대남정책에서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명분이자 국제사회의 압박포위망을 벗어나려는 전략 등 ‘만능의 보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6.15공동선언문 1항에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한 이후 남북관계는 과거의 대결관계에서 `우리민족끼리’로 전환됐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장관급회담, 군사당국간 회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건설,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 공동 입장, 이산가족 상봉 등 6.15 이후 남북간의 모든 교류.협력을 우리민족끼리에 귀결시키고 있다.

북한이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강조하는 것은, 대북 포용정책을 펴고 있는 남한을 자신들의 정치.외교적인 고립과 경제 제재 및 경제난의 탈출구로 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대 후원국인 중국이 있지만, ‘우리민족끼리’는 남한에 대해 같은 민족으로서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방패역할과 경제재건 지원을 기대하는 실리주의의 명분으로 안성맞춤인 동시에, 한미공조를 파고들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망에 균열을 내는 전략으로서도 유용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01년 미국에서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간의 각종 회담 석상에서 ‘민족공조’와 ‘국제공조’ 사이의 양자택일을 요구하면서 남북관계는 우리민족끼리 이념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간 2005년 ‘6.17면담’을 ‘제2의 6.15시대’의 시발점으로 규정하면서 “우리민족끼리에 따라” 남북관계를 한단계 높이기 위해 참관지 제한 철폐, 서해 해상경계선 재설정 등 “남북관계 진전의 장애물이 되는 근본적이고 원칙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남한이 2.13합의 이행과 연계해 대북 쌀지원을 미루자, 북한은 조선신보를 통해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에 따라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대치되는 처사”라며 “스스로가 택한 외세공조로 민족 내부의 상부상조에 장애를 조성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 경협과 경제지원을 6.15공동선언의 ‘우리민족끼리’ 이념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면서 이것이 북한에만 이득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남측도 실익을 얻는 민족 공동의 번영을 위한 것이라는 상호성 논리도 강조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물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징표”로 민족경제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말이나 금강산 관광객 100만명 돌파는 “우리민족끼리 이념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이에 속한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마저 ‘우리민족끼리’ 논리로 강변하고 있다.

작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남한에서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북한은 장관급회담과 언론.대남기구 등을 통해 핵과 미사일은 남한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남조선이 우리의 선군정치와 핵우산의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남북관계는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창구일 뿐 아니라 대미관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는 분야”라며 “북한은 앞으로도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념을 내세워 여러 분야에서 공조를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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