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BDA타결’ 전문가 평가

미국이 19일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 북미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 제거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전망도 밝게 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간 BDA문제 타결로 북한은 실리를, 미국은 명분을 각각 챙기는 ’정치적 타결’을 선택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예선전’을 마치고 ’본선게임’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북미 양국이 ’2.13합의’후 파행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행동 대 행동’원칙에 좀 더 무게를 실어주게 된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6차 6자회담에서도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평가내용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BDA문제는 6자회담 복귀의 ’계약금’이었고 그걸 이번에 북한이 받은 것이다.

계약은 2.13합의를 했기 때문에 성사됐고 이번에 북한이 계약금을 찾아 갔다.

북은 2천500만달러를 찾아 실리를 얻었고 미국은 유사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명분을 얻는 윈윈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앞으로 6자회담 과정에서 BDA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2년간 북미관계의 발목을 잡았던 BDA문제는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북은 좀 더 투명한 금융거래, 즉 합법적인 금융거래를 위해 대리 회사나 대리인을 내세워야 하는 기술적인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은 족쇄를 풀어줘 북이 6자회담에 돌아오도록 했고, 6자회담 예선전 1막1장이 끝나고 이제는 진짜 비핵화를 위한 본선게임이 시작됐다.

이제는 장외가 아니라 장내 싸움이 본격적으로 벌어진다.

2.13합의에 따라 북한이 제반 핵 시설의 폐쇄.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기술적 검증,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 제공,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 등 메인 의제를 갖고 치열한 협상을 장내에서 벌이게 됐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연구위원 = 2.13합의 의미는 북핵문제가 발생한 근본원인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치적인 의지 위에 있었다.

북핵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한국전쟁 종료, 북미 관계정상화를 이룬다는 문제를 해결하려 나선 결과다. 적대 구조를 급속히 와해시키자는 방향으로 뚜렷하게 나아가고 있다. 이런 맥락 속에서 BDA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북한의 2.13합의 초기 이행조치도 약속대로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미 관계정상화, 비핵화는 폭과 깊이, 속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고 깊고 빠를 수 있다. 기존의 인식수준에서 볼때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이행 의지와 방향이 뚜렷하고 조치가 약속대로 이뤄져 향후 단계로의 이행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다.

예상치 못한 돌발요인이 없다면 북미관계 전망은 밝다. 이라크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네오콘의 복귀 가능성이 낮고, 부시 대통령도 북핵 문제 해결의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다.

이번 6자회담은 초기 이행조치를 점검하자는 의미가 있어 일단 분위기가 좋다.

초기 이행조치 다음 단계논의가 될 것이고, 일본이 회담에 복귀하라는 압력도 있을 것이며 외무장관 회담 논의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BDA문제가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의 큰 걸림돌이었는데 완전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서 다행이다.

이후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해서 2.13합의 이후의 단계적 이행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13합의 이후 진행과정에서 북.미 양국이 문제해결의 의지와 성의를 확인하고 있다. 북한의 핵 동결과 국제사찰 등은 후속 논의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일단 1단계 조치는 애초 약속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의 (북미관계 개선) 추세로 본다면 북한의 불능화 조치까지 문제가 잘 풀려나갈 것이다.

BDA문제 등 실질적인 조치가 나오고 있어 ’행동과 의지’를 신뢰할 수 있는 정도라는 뜻이다.

이후 북핵 문제를 포함해 북미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 후속 논의에 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돼야 한다. 그에 대한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북.미 양국이 중간 접점을 찾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BDA 문제와 관련해 쉽게 풀릴 것인가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예상 외로 해결을 봤다.

이는 2.13합의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북.미 양국이 순조롭게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2.13합의가 북미간 다른 합의와는 달리 이행에 초점을 맞췄으며 BDA문제 해결은 이를 확인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BDA문제는 단순히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차원을 넘어 반테러전쟁 차원의 금용 제재, 통제였기 때문에 북한에만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논란이 있었다.

BDA 물꼬를 잘못 트면 다른 금융제재에 있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있었다. 미국 정부 내에서 재정.금융 관련 부처와 외교안보 부처간 관점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었고 이견 충돌까지 예상됐다.

그런데 예상 외로 (부처간) 조정이 잘돼서 BDA 북한 자금을 완전 해제했다는 것은 2.13합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은 가능하면 파국으로 가기보다 일단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그런 수순으로 나아가고 있다.

북미 양국이 ’행동 대 행동’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긍정적인 방향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BDA문제가 6자회담의 암초가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정리가 된 것이다.

북한은 BDA문제가 무역거래와 대외경제활동에 핏줄과도 같은 사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미국도 북한에 이를 양보하지 않고는 6자회담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북한은 실리를 챙기고 미국은 체면을 차리는 정치적 타결을 한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BDA문제에 한번 얽히기 시작하면 앞으로 모든 무역거래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불법적인 무역거래를 하지 않기로 합의해 6자회담이 순항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북한은 실리를 얻은 대신 초기 이행조치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되고, 미국은 명분은 얻었지만 북한의 이행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는 대북 강경파의 또다른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번 6차 6회담에도 걸림돌이 사라져 60일 이내 초기 이행조치, 핵시설 폐쇄봉인, 핵시설 사찰 등까지는 북한도 동의할 수 있는 상응조치를 했기 때문에 북한이 적극적인 모색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그 만큼 이번 회담이 순항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핵시설 불능화 조치의 시간표를 서로 조율하는 작업이 중요한 데, 이번 6자회담에서 불능화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