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힐-김계관 언제 만나나

제6차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간 양자 접촉은 언제쯤 성사될까.

지난 5~6일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두 사람은 김 부상이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지난 17일부터 회담 개막일인 19일까지 정식 양자회담을 한차례도 갖지 않았다.

20일 오전에도 두사람이 회동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는 미.중, 북.중 회동이 이뤄졌을 뿐이다.

당초 힐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 개막 직전에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2차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의 베이징 도착 전날인 16일부터 “내일은 만날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던 힐 차관보가 결과적으로 연거푸 공수표를 날린 셈이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김 부상이 BDA 동결자금이 북.미간 합의된 대로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송금되는 것을 확인한 뒤 힐 차관보와 만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힐 차관보와 지난 1월 베를린에서 만나 ‘핵시설 폐쇄 이행과 30일내 BDA해결’이라는 거래에 합의한 김 부상 입장에서는 ‘BDA 자금이 쥐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침묵으로 전하고 있다는 해석인 것이다.

전날 미 재무부가 BDA 동결자금을 북측에 전액 반환될 것이란 취지의 발표를 했지만 북한이 2천500만달러의 동결자금을 손에 쥐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추측이 맞다면 자칫 힐-김계관 회동이 이번 회기(21일 폐막 예정) 안에 이뤄지지 못하거나 막판에 형식적으로 잠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20일 오후 중에는 양자접촉이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의장국 중국 역시 양측을 오가며 접촉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계관-힐 회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미 대표단간 접촉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측 실무자들은 미측과 지난 주말(17~18일)께부터 접촉을 갖고 BDA 해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힐 차관보는 19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DA 관련 재무부 발표에 대한 김 부상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북측이 BDA 문제가 해결됐음을 인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김 부상은 그다지 웃지 않았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18개월간 북한을 괴롭혔던 BDA 족쇄를 푼 기쁜 날 김 부상이 보인 ‘포커 페이스’에는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때는 아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