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윤곽 드러내는 불능화.신고 방안

북한의 핵시설 가동 중단 이후 논의가 집중돼온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목록신고 방안이 제6차 6자회담 2단계회의에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핵시설 불능화 방안은 영변 핵시설의 핵심부품을 뜯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면서 `불능화(제거)된 핵심 부품’ 처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이 역시 제3국으로 반출하지 않는 대신 제3자가 관리하는 ‘특별관리’ 방안에 참가국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3합의’에서 “플루토늄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 목록을 여타 참가국과 협의한다”고 명시했던 핵프로그램 신고는 대상을 `핵 프로그램과 모든 요소’로 규정해 플루토늄뿐 아니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까지 포괄토록 했으며 신고에 따른 검증도 명문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두가지 방안이 북한의 의무사항을 명시하는 것이라면 합의문에는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에너지 및 경제적 지원과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미국의 의무사항도 함께 담게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요구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르면 28일 밤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합의문 초안을 각국에 회람시킴으로써 본격적인 합의문안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체화되는 불능화 방안 = 불능화의 완료시점은 일단 제네바에서 북한과 미국이 합의한대로 연내인 올해 12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대상으로는 영변의 핵시설중 핵심인 5㎿원자로와 우라늄을 연료봉으로 만드는 핵연료 성형가공공장, 플루토늄 재처리를 하는 방사화학실험실 등 3곳으로, 원자로의 핵연료봉 구동장치와 방사능 유출 없이 안전하게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글로브박스 등의 장치가 제거 대상부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장치는 방사능 오염이 적어 불능화까지 남은 3개월 정도의 기간에 별도의 제염(除染)작업없이 제거할 수 있는 부품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중.러 기술팀의 방북과정에서 제거 대상부품으로 대략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불능화된 핵심부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대목. 당초 미국은 이 부품을 북한이 아닌 제3의 지역으로 반출함으로써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선호했지만 북한이 이 방안을 사실상의 핵폐기 방안이라고 반대함에 따라 ‘특별관리’라는 아이디어가 만들어졌다.

특별관리는 불능화된 핵심부품을 북한지역에 보관하되 관리의 주체를 북한이 아닌 제3자가 하도록 하고 북한 당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이다.

관리의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여부는 불능화하는 주체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6자회담에 참가하는 미.중.러 핵보유국 3국과 한국과 일본을 포괄하는 5개 나라가 불능화 작업을 벌이고 관리까지 담당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불능화 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뢰도 제고를 위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작업에 참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런 방안으로 불능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비용도 5개 나라가 분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대북중유제공에 참가하지 않았던 일본도 비용분담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곽 드러내는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 방안 = 북한이 무엇을 신고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고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보다 성실한 북한의 신고를 유도해 내는 쪽으로 합의문구가 마련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신고 대상과 관련해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는 정도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 등으로부터 구입한 알루미늄관의 존재까지 고해성사한 상황에서 의혹을 낳고 있는 시설까지 모두 신고목록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고의 시한도 연말까지로, 불능화 시한과 일치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북한의 신고에 대한 검증도 합의문에 명시해 북한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불능화 단계 이후에도 검증작업을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증 등에 필요한 비용 역시 불능화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에 참여하는 5개국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 핵시설 가동중단에 대한 대가 중유 5만t을 제외하고 나머지 중유 95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등 지원 중 45만t은 중유로, 나머지 50만t은 에너지와 관련된 설비로 지원될 전망이다.

무엇을 어떻게 줄지에 대한 부분은 이미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그룹회의에서 많은 의견이 교환됐고 이후에도 판문점을 통한 문서교환방식으로 북한이 원하는 것과 다른 나라들이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던 만큼 합의에서 쟁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물질적 지원보다는 정치.안보적 상응조치에 해당하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자체적 정책결정을 북한에 떼밀려 하는 방식의 모양새를 갖추기 원치 않을 것으로 보여 연내 해제를 합의문에 못박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선신보가 27일 “핵시설 무력화(불능화)는 조선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더이상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할 때 취하게 될 조치”라고 강조, 북한이 불능화 문제에서는 동시행동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할 것임을 시사해 미국도 테러지원국 해제를 합의문에 어떤 식으로든 명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테러지원국의 연내 해제를 논의한다’는 수준의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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