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오후 개막..의제와 전망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27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6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첫 전체회의를 열고 연내 북핵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회담에 앞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과 북-시리아 핵거래설이 이어지면서 회담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미국이 핵확산 문제까지 아우르는 6자회담을 열되 핵심이슈로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회담은 일단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27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시리아 문제 같은 것이 6자회담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6자회담에서는 회담 첫 날부터 연내 불능화와 신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북.미 양측은 이달 초 제네바에서 열렸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와 중국 선양에서 개최됐던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미.중.러 기술팀의 방북논의를 통해 불능화 방식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핵시설 `연내 불능화’를 실현하기 위해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핵심부품을 빼내는 불능화 방안을 추진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안은 앞으로 남은 3개월 내에 불능화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으로,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5㎿ 원자로의 경우 연료봉 제어장치 등 핵심부품을 제거하는 수준에서 불능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거된 핵심부품을 어디에,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아있다.

미국은 제3지대로의 반출을 원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자국 내에 이 부품을 보관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7일 오전 북한과의 양자회동을 위해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핵시설 불능화 방안과 관련, “우리는 더 하고 싶고 북한은 덜하고 싶어하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쟁점은 북한의 불능화에 대한 상응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연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원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이 카드로 보다 진일보된 불능화 조치를 이끌어내도록 북측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불능화와 더불어 북한의 성실한 핵 프로그램 목록 신고도 이번 회담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불능화보다는 신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얼마나 진지하고 진실한 지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핵 프로그램) 신고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이 고농축우라늄(HEU) 주장에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으로 북한의 숨통을 틔워준 상황에서 북한 역시 제네바 북.미 회의에서 우라늄 농축문제를 거론하면서 원심분리기용 자재인 고강도 알루미늄관 150t 안팎을 러시아에서 수입했다고 밝히는 등 신고를 둘러싼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은 이 알루미늄관의 반입 용도가 핵개발이 아닌 제3의 용도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를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미국에 ‘금창리 방식’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사찰하라는 입장을 표시할 가능성이 있어 이 대목 역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또 신고문제와 관련해 UEP뿐 아니라 그동안 생산한 플루토늄의 양 등에 대한 북한의 성실한 신고도 언제든지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에다 상응조치 대목에서 북한이 미국에 `연내 테러지원국 해제’를 명시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미국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합의문 조율 과정에서 어려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앞서 26일 6자회담 전망에 대해 “이번 회의의 핵심 목표는 신고와 불능화로, 이는 한번도 가지 않은 단계로서 생각지도 않은 어려움이 있을 지 모른다”며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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