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시료채취 `돌파’..남은 쟁점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검증의정서의 최대쟁점이던 시료채취 문제가 타결됨에 따라 회담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양상이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참가국들은 검증 초안에 ‘시료채취’라는 용어 대신 이를 의미하는 다른 표현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등은 시료채취에 대한 모호함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별도의 비공개 문서에 시료채취 관련 사항을 보다 명확히 적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료채취를 가능하게 하는 문구가 합의문에 담겨야 한다는 한.미.일의 주장에 북한이 시료채취는 추후 핵포기 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이라고 반발, 접점을 찾기가 쉽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중국이 초안을 제시한 당일에 예상보다 빨리 합의에 이른 것이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북한이 이미 구두로 미국측에 시료채취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10월 1∼3일 방북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게 시료채취를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이 미국 정권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기에 열린다는 점도 북.미를 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만든 동인으로 분석된다.

힐 차관보도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6자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가기에는 부담이 있고, 북한도 오바마 행정부와 좋은 분위기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회담을 결렬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담이 최종 타결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시료채취라는 큰 고비를 넘었지만 검증의 대상과 주체 등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과 미국, 러시아 등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 보다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자는 지난 7월 수석대표회담에서 `IAEA가 관련 검증에 대해 자문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합의했지만 IAEA의 경험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회담 소식통은 “검증 전문가 집단인 IAEA의 역할이 커져야 보다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국제적 기준에 따라 검증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초 북핵 1차위기 당시 IAEA와 특별사찰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은 바 있어 IAEA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만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또 미신고시설에 대한 검증문제도 중요하다.

미 국무부가 지난 10월11일 발표한 북.미 평양회동 결과에서는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한다’고 돼있다. 이는 북한의 동의없이는 미신고시설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으로,사실상 검증이 북한의 신고서 내용에 한정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한.일 등은 미신고시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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