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러시아 존재감 ‘급부상’

베이징에서 8일 개막한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그동안 방관자로 치부됐던 러시아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한국과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전날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더니 8일 오전에 열린 북한과 러시아의 양자회동은 이례적으로 긴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북.러 양자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6자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양자회동은 의례적인 만남 수준에 머물러왔기 때문에 회담장 주변에서는 이날 회동이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내용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북.러 회동은 특히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전날 “군축과 검증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는 러시아가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단계”라며 “러시아는 매우 건설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이 같은 견해를 북한이 수용하도록 설득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뒤 진행돼 더욱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는 그동안 6자회담에서 사실상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6자회담 초반 러시아측이 협상의 주요 내용을 자주 발설해 ‘6자회담 대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뿐 협상 진전과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못한 것. 6자 수석대표회담때 수석대표가 바쁘다는 이유로 주중 러시아대사가 대신 참여한 일이 있을 정도로 회담에 대한 관심 자체도 떨어졌다.

작년 6월에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오던 방코델타아시아(BDA)내 북한 동결자금의 이체문제를 러시아측이 달콤방크(극동상업은행)을 이용해 해결해준 것이 그나마 지금까지 했던 가장 큰 역할로 평가된다.

그러던 러시아의 역할이 주목받는 것은 이번 회담에서 시료채취 등 핵심사항들이 반영된 검증의정서가 채택되려면 핵 검증문제에 일가견이 있는데다 북한이 심정적으로 ‘우군’이라고 여기는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러시아도 북한의 핵검증을 위해서는 시료채취를 포함한 국제기준이 적용돼야 하며 노하우를 갖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한.미 등과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소식통은 “북한에 시료채취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있어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러시아가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