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국내 전문가 진단

20일 끝난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은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이행시한을 설정하지는 못했지만 실무그룹 회의와 제6차 2단계 6자회담 및 6자 외무장관 회담 일정을 잡은 점은 성과로 볼 수 있다고 국내 대북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들은 그러나 북한이 불능화 일정에 합의하지 않은 것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앞으로 6자회담 진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 불능화 시한을 잡겠다는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추후 회담 일정을 잡은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 같다. ’BDA 학습효과’ 때문에 조심스러운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곧, 에너지 지원 날짜나 테러지원국 해제나 적성국교역법 종료 일정 등 확실한 것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덥석 불능화 약속을 하는 것은 북측으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됐을 것이다.

아울러 북측은 향후 실무회담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 등을 고려하고 이런 것을 걸러내기를 바랐을 것이다. 따라서 나머지 5개국이 실무회의를 어떻게 잘 끌고 가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북한 당국이 김계관 부상에게 준 ’미션’ 자체가 큰 것이 아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 향후 회담 일정을 잡았지만 정작 불능화 관련 일정에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불능화가 금년을 넘길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비핵화가 중장기 과제로 넘겨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북한이 불능화 일정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견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미국 등으로부터 ’선(先) 양보’를 받아낸 후 불능화를 하겠다는 의지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으로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종료, 에너지 지원 등이 북한의 불능화와 연계해 종합적.다차원적으로 맞물려 나가겠지만 하나하나의 사안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실무협상과 6자회담에서 불능화 관련 성과가 없으면 6자 외무장관 회담은 단지 의전적인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앞으로 불능화를 부품 종류별로 나누는 등 4단계 정도로 잘게 썰어 협상에 임하면서 자신들의 국익을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 연내 불능화는 너무 멀리 나간 것으로, 향후 회담 일정을 잡은 것 자체가 성과다. 이번 회담은 2.13합의 초기이행 조치를 점검하고 앞으로 뭘 할 것인지를 논의했다는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다.

북한은 불능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핵무기를 만든 상황에서 불능화한다고 해서 크게 잃을 것은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면 불능화를 하겠지만 이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종료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북한도 불능화 일정에 대한 합의를 할 것이다. 북한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이번 회담에서 고수했고 앞으로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북으로서는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종료를 절실한 문제로 인식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이다. 아울러 불능화 합의시에도 대표부 설치 등 추후 북미관계 정상화 일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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