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각국 역할 변화 관심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문제를 집중 협의하고 있는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각국의 역할과 참가국들간의 관계가 과거와 사뭇 달라져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한국과 러시아의 역할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북.미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했던 한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고, ‘방관자’로 치부됐던 러시아는 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특히 북한을 설득하는 특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

한국은 회담 첫날 전체회의에서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에너지 지원도 없다’는 고강도 대북 압박카드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0일 “중재자의 옛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며 한국을 일본과 한편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실제 과거 미국과 북한을 부지런히 오가며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 회담이 진전을 이루도록 움직이던 한국의 모습은 사라졌다는게 회담장 주변의 평가지만 일부에서는 ‘모호한 합의’보다는 ‘원칙을 지키는 결렬’이 낫다며 한국의 역할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있다.

러시아의 역할도 이번 회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수석대표들이 연이어 핵검증에 일가견이 있는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실제 러시아는 북한과 수시로 양자회동, 검증의정서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그동안 다양한 이슈에 있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는 경향이 짙었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북한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북한을 압박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밖에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서도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검증의정서 세부 내용에 대한 이견으로 회담이 난항을 겪자 일본측은 결렬되는 한이 있더라도 예정대로 10일 회담을 종료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측은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회기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북한과 미국이 각각 다른 이유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합의를 이루려고 의기투합하고 있는 양상도 엿보인다.

이렇다할 외교적 성과가 없는 부시 행정부로서는 이번에 비핵화 2단계 마무리라는 업적을 손에 쥐려하고 북한도 오바마 정부와 좋은 분위기에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6자는 1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수석대표회담 사흘째 회의를 갖고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한 협의를 계속했다. 당초 최대쟁점으로 여겨지던 시료채취 문제는 사실상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은 쟁점들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합의도출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 쟁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 확대와 미신고시설에 대한 접근 등으로 알려졌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이견 조율이 쉽지않아 이날 종료될 예정이던 회담의 회기가 1∼2일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결렬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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