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국제규범 몰이해 ‘눈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6차 6자회담이 본회담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의 반환문제에만 매달리다 성과없이 종료되고 말았다.

특히나 북측은 동결자금의 반환을 미국 재무부로부터 약속을 받고도 돈이 수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6자회담에 불참하면서 ‘몽니’를 부렸고 이러한 태도는 국제규범에 대한 북한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BDA자금이 북한에 전달되지 못한 이유는 북한자금을 받기로 한 중국은행이 불법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자금을 예치할 수 없다며 반발한 것과 BDA에 묶인 2천500만달러를 송금하기 위해 계좌주들의 동의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BDA와 중국은행의 입장은 금융거래질서와 금융거래에 필요한 신용도라는 측면에서 국제사회에서는 일상적으로 필요한 조건임에도 북한은 막무가내식으로 돈을 달라고 떼를 쓴 셈이 됐다.

중국이 외면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고 있지만 이미 개혁과 개방을 통해 민간경제의 규모가 커질대로 커진 시장경제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대표단은 6자회담 불참을 통해 중국 정부의 노력에만 기대를 걸었고 결국 문제를 풀지 못한 채 평양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사람들은 모든 사회가 위에서 ‘결심’만 하면 다 되는 북한과 같은 체제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더우기 평양의 지도부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미국이 자금반환을 결정한 상황에서 기술적인 사안이 문제가 된 만큼 보다 원활한 처리를 위해서는 북한 대표단이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금융제재가 풀려서 돈이 들어오는 것을 봐야만 하겠다는 평양 지도부의 의지가 너무 확고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6자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의 태도는 그동안 남북간의 회담에서도 종종 나타나 남한 대표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2002년에는 금강산관광의 사업자인 현대아산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북한에 관광대가를 체불하자 북한은 남북간의 회담에서 남한정부에 체불관광대가에 대한 지불보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남측은 민간과 정부는 분리되어 있는 서로 다른 주체이고 민간기업의 채무를 정부가 보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음에도 북한은 관광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막무가내식으로 체불금의 지급을 요구했었다.

또 북측은 장관급회담이 열리면 남측 수석대표에게 경제협력과정에서 남쪽으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금을 정부가 나서서 받아달라는 요구를 내놓기 일쑤라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바뀔 때마다 북측의 이러한 요구를 거절하는 방법까지도 사전에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그동안 각종 남북간의 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의 태도를 보면 모든 사회를 북한체제와 동일할 것으로 규정하고 민간과 정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하면 장기적으로 북한이 좀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