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검증-에너지지원 연계’ 기싸움

베이징에서 8일 개막한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한국이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문제를 연계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첫 전체회의에서 경제.에너지실무그룹회의 의장국으로서 내년 3월까지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대북 중유지원)를 마무리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소개한 뒤 “경제.에너지 제공문제는 6자회담의 중요의제인 검증의정서와 포괄적으로 합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북지원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불능화와 연계해 이뤄진다는 6자 합의와 어긋나는 것일 수 있다.

6자는 지난 7월 수석대표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여타 참가국들에 의한 북한에 대한 중유 및 비중유 잔여분 지원은 병행하여 완전하게 이행될 것’이라고 합의했다.

즉, 경제.에너지 지원은 검증이 아니라 불능화와 연계해 제공키로 합의했던 사안인 것이다.

회담 소식통은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검증문제를 비핵화 2단계와 먼저 연계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라며 “미국은 검증 가능한 신고가 돼야한다는 원칙 아래 검증에 합의해야 2단계 이행사항중 하나인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실행하기로 했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특히 “7월 합의를 깬 것은 북한”이라며 “북한은 지난 8월말부터 테러지원국에서 해제시키지 않는다고 불능화 역행조치를 취했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북지원과 연계해 진행하기로 했던 불능화를 다른 이슈인 테러지원국 해제와 먼저 엮어 합의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하지만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검증과 연계하자 `비핵화 1.2단계를 규정한 2.13합의 어디에도 검증문제가 적시되지 않았다’며 반발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이 이번에 검증문제를 대북지원과 연계한데 대해서도 강하게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실제 이날 회담장에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등도 동의하고 있는 `검증-에너지지원’ 연계방안은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증의정서 채택 협의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압박책으로 보이지만 자칫 그렇지않아도 냉각기류가 흐르고 있는 이번 회담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이 `검증-에너지지원’ 연계방안을 압박카드로 꺼낸 것은 북한에 동절기를 견딜 에너지가 절실하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도 8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번 회담은 비핵화 2단계의 행동조치를 명기한 10.3합의의 이행을 마무리하기 위한 회합”이라며 “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핵심의제는 5자의 경제보상 완결”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협상태도로 볼 때 북한은 압박에는 더 큰 압박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북지원을 검증문제와 연계한 것이 압박카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6자는 `2.13합의’에서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및 핵프로그램 신고에 따라 나머지 참가국들은 중유 95만t에 해당하는 중유를 제공하기로 합의했고 현재 절반이 조금 넘는 50만t 정도를 제공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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