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4월 24일>
집중분석-北,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진행: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분석 시간입니다. 북한 당국의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데요, 만약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북한 당국은 차원이 다른 제재를 받게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과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북한 당국의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김: 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지난 22일 정례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단기간 내에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날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 내부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4월 30일 이전에 큰일이 일어날 것이다, 4차 핵실험이든 분계선에서 문제가 나든 지금 뭔가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 분위기다,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 정보는 한국 정보 당국의 내부 정보원이나 감청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그런데 엇갈리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38노스’에서 그런 주장이 있던데요?
김: 그런 주장이 있긴 합니다만 표현에 주의해야 합니다. 38노스는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이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인데요, 38노스는 상업위성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38노스가 북한 당국이 핵실험 준비 움직임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고요, 북한 당국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기간인 내일과 모레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을 하는 것과 관련해, 자신들이 위성을 통해 살펴보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핵실험을 할 준비는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겁니다. 38노스의 주장의 요지는 핵실험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 북한 당국이 핵실험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는 말인데요, 그런데 38노스가 사용하는 상업위성은 북한 상황을 파악하는데 제한이 있다면서요?
김: 그렇습니다. 민간에서 사용하는 상업위성은 해상도가 60~70cm 이하입니다. 그만큼 위성사진이 흐릿하다는 말인데요, 38노스도 “상업위성 사진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히면서 북한 당국의 4차 핵실험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반면 군사위성은 지상 물체를 15cm까지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라 상업위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정확하고, 또 위성 외에는 통신 감청이나 인적 정보가 있기 때문에 38노스보단 북한의 움직임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전화를 건 것도 북한 당국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김: 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중국을 배려하기 위해 전화를 한 측면이 있지만, 임박한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 당국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설득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것도 주요 목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40분에 걸쳐 통화했는데요,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핵 실험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과 핵개발 현상을 자극해 6자회담 재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진행: 조선인민군 창건일이자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25일,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두 나라의 입장을 확인한 뒤에 북한 당국이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만약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김: 일단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에 북한 당국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입니다.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요. 북한 당국은 2009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이 체스꼬(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에 대한 연설을 할 때, 그 시기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2009년은 오바마 1기 행정부가 출범한 해인데, 집권 초기 오바마 정부는 대북정책을 ‘적극적 관여’로 잡았는데, 북한 당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도발이 거듭되자 ‘전략적 인내’로 표현되는 엄격한 대북정책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자체가 심각한 도발인데,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있을 때 도발을 하면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진행: 중국의 분위기도 심상치가 않지요?
김: 네. 일단 중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핵보유를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 당국의 3차 핵실험 때 유엔의 대북제재를 집행하라고 각 기관에 지시를 내렸는데요,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한다면 북·중 관계는 상당히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북·중 관계에 이상 조짐이 보이는데요. 지난 2월 북·중 무역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고, 지난 1~3월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의 숫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가량 줄었습니다. 중국의 국제문제전문가인 진창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면서 “북한이 큰일을 저지른다면 중국은 분명히 반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 4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 당국은 핵무기 성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별로 없다는 말이네요.
김: 그렇습니다.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미 지난 세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도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요, 북한으로선 상당한 압박이 될 것입니다. 또 한국과 미국, 유럽 등의 독자적인 제재가 강화될 수 있고, 특히 미국은 단순히 북한의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차원이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의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미국이 이 제재방식을 택하면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은 사실상 차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지난 20년 동안 북한 당국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면 한국과 미국은 핵 개발이 진척되는 걸 막기 위해 대화를 하고 경제적 지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결코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위협을 하면 대화가 열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대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부터 보여야 할 것입니다. 김민수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