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4월 9일>
집중분석-북한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둘러싼 국제사회 움직임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 분석 시간입니다. 북한 당국이 4차 핵실험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압박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김민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 북한 당국이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4차 핵실험까지 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도 강화되고 있죠?
김: 네. 지난달 26일 북한 당국이 사거리 1천km 이상인 중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현지 시각으로 3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공개회의를 갖고, 북한 당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북한 외무성이 4차 핵실험을 시사했고,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임시대표대사까지 나서서 미사일과 인권 문제로 우리를 압박하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이 실제로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 않나요?
김: 네. 한미일 당국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기술적 준비는 끝냈고, 정치적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즉 김정은이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 북한 핵 위협의 당사자들인 한국과 일본,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죠?
김: 네. 한미일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세 나라 6자회담 단장들이 5개월 만에 회동을 하고, 최근 북한 당국의 도발 움직임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세 나라는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해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방법으로 조치를 해나가는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추가 제재를 시행하는 등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 그동안 과거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북한 당국의 추가 도발 움직임 때문에 다시 복원되고 있는 분위기죠?
김: 그렇습니다. 그동안 과거사 문제로 삐걱거렸던 한국과 일본이 정치현안과 북한 핵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렸던 네데를란드(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3국 수뇌들이 회담을 진행했고,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이번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세 나라 6자회담 단장들이 모인 건데요, 특히 한국과 일본은 별도의 양자회담까지 진행하면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흔들렸던 한미일 3각 동맹이 다시 전열을 정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 눈길을 끄는 건 중국입니다. 중국도 북한의 추가도발 움직임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로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죠?
김: 네. 지난달 27일 북한 당국의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가 열렸을 때 중국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 채택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또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를 외교부로 불러서,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이 핵실험 위협만으로 북한 대사를 소환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 최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매체나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북한의 추가도발을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는 게 감지되던데, 어떻습니까?
김: 네. 시진핑 주석의 경우 지난달 헤이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시 반대하고,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의견 차이가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런 발언 자체가 북한 당국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 지난 3일 중국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 중 하나인 환추시보도 논평에서 중국은 북한 핵 보유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북한이 계속 핵실험을 한다면 오랜 기간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국가의 빈곤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 중국 지도부나 관영매체의 발언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강경한 건데요, 그만큼 북한 당국의 핵 도발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김: 그렇습니다. 물론 중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을 비난하지는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관 당사국들이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고, 정세 완화를 위해 자제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일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중국 내부 사정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을 미국의소리 방송에서 했는데요, 캠벨 차관보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와 전문가들이 북한이 취한 몇 가지 조치들에 대해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한미일뿐만 아니라 중국도 북한의 위협에 대해 불쾌하다는 뜻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중국이 불쾌감을 느끼는 이유가 뭔가요?
김: 네. 현재 중국은 국내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고위 간부들에 대한 부패문제, 또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 민족 간 갈등으로 인한 테러 문제, 또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요.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중국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북한 당국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입니다.
진행: 네. 현재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문제 외에도 인권 문제로도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의 인권유린을 나치의 만행과 같은 것으로 규정하면서 인류 전체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제적 고립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건데요. 만약 김정은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아야 할 것입니다. 김민수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