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北, 남북관계 개선 원한다면 인질극 중단해야”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28일>

논평-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인질극을 당장 중단해야

한국 국민인 김정욱 선교사가 어제 평양에서 자신이 반국가범죄 혐의로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보위부의 공작에 걸려 평양에 갔다가 체포된 걸로 보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골칫거리인 한국 선교사들의 중국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고, 한국에 대해 협상 패를 하나 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는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인질극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더 많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무슨 대단한 큰 죄라도 진 것처럼 요란을 떨고 있지만, 앞뒤 맥락을 살펴보면 이 사람이 지은 죄라곤 위조 여권을 이용해 북한에 들어간 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 선교사가 목숨을 걸고 북한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는 종교적 목적 때문입니다. 이는 북한을 전혀 모르는 매우 무모한 행동인 건 맞지만 죄는 아닙니다. 북한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으며, 북한 당국 역시 종교를 보장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떠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활동을 반국가범죄라고 강변하는 건 세계적으로 망신만 자처하는 꼴이 됩니다.

한국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아 북한의 체제를 파괴하려 했다는 건 더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이 평양에 들어올 때 가져온 건 그 무슨 위력한 무기가 아니라 기독교 서적들이고 돈이었습니다. 이걸로 북한 체제를 파괴하려 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한국 정보기관이 탈북자나 북한 주민도 아니고 자기 국민을 사지에 내몬다는 건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런 궤변은 탈북자로 위장한 공작원들을 한국에 보내는 보위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모처럼 오랜만에 물꼬가 트고 있습니다. 3년 만에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진행됐고, 남북 친선 축구경기도 성사됐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국제적 고립에 몰려있는 김정은 정권의 꼼수에 불과합니다. 그렇다 해도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아마도 김정은 정권은 이 선교사를 인질로 삼아 금강산관광이나 한국의 지원을 얻어내는 데 활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에 대한 인식만 더 안 좋아지고 일부 지원을 받는다 해도 소탐대실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먼저 과감하고 통 크게 인질을 풀어준다면 더욱 더 큰 걸 얻는 계기가 될 거라는 점 김정은 정권은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