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3월 21일>
논평-정치범 수용소로 끌어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중국 친척방문을 하기 위해 갔다 온 평양시민들이 무더기로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락랑구역에서만 6명, 서성구역 3명을 비롯해 총 서른 명 정도 되는데 이들에게는 악질 암해분자라는 어마어마한 딱지가 붙어서 조사하는 사람들한테 먹인 뇌물도 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죄목이 뭔지 아십니까. 중국에 친척 방문으로 가 있는 동안 한국 사람과 접촉했거나 기독교를 접했다는 겁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허울 좋은 간판을 내걸고 있으면서 남한 사람을 만났다고 또 기독교를 접했다고 정치범수용소로 끌어가는 저의는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그것은 다 무너져가는 권력을 어떻게든 붙잡아보려는 김정은 정권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우물 안에 개구리처럼 눈, 귀, 입을 다 닫아 매고 살던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 친척방문 나와 맨 처음 느끼는 것이 뭐겠습니까. 그것은 개혁 개방된 중국의 현실에 대해 놀라던 것도 잠시 이런 중국에 대비도 안 되게 풍요로운 삶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남한 인민들의 생활상입니다.
특히 기독교를 접해 본 사람들은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지난 시기 하느님을 흉내 내며 마치 자기가 하늘에 내려온 사람처럼 행세했다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십계명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이라든지, 생활총화를 비롯해 모든 회의 시작과 마지막에 꼭 불러야 하는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노래는 하느님을 칭송하는 찬송가와 똑같다는 점에 더 놀랍니다. 더더구나 중국 친척방문 두 달이라는 잠깐이나마 외부세계를 실제 몸으로 체험하면서 자유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집니다.
바로 이것을 무서워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들 서른 명을 정치범수용소로 끌어가고 가족들을 평양에서 추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수만, 아니 수십만 명이 이미 중국과 해외에 나가 진실에 눈을 뜨고 있는데 그럼 이들 모두를 끌어갈 겁니까. 세계 수많은 사람은 이미 한류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출 정도로 남한 문화를 함께 공유하며 동경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한 민족, 한 동포일진대 언제까지 반목질시하며 인민들만 통제할 겁니까.
이제라도 변해야 합니다. 중국 친척 방문도 확대하고 눈부시게 발전한 남한에 친척방문도 허용해 이곳을 갔다 온 사람들이 더 많이 더 빨리 배워 하루빨리 이들을 따라잡을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북한 발전에 오히려 큰 이득이 된다는 점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