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3월 12일>
논평-600명이 넘는 꼭두각시 대의원들이 왜 필요한가.
김정은 정권이 11일, 앞으로 자기가 놀아댈 꼭두각시놀음에 동원할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에 376명이 새로 대의원으로 뽑혔습니다. 아무래도 김정은이 권력을 잡았으니 자기 눈에 맞는 사람들로 새롭게 교체한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하나마나한 이런 선거결과를 가지고 요란하게 떠들고 있는 겁니다. 99.97%가 참가해 100% 찬성 투표했다는 건 매번 하는 소리고 이번에는 또 무슨 백두산 대국을 들먹이며 김일성, 김정일 조선의 억센 기상을 힘 있게 과시했다니 이게 웬 말입니까.
최고인민회의라고 하면 그래도 법을 만들고 인민경제발전과 국가 예산에 대해 심의, 승인하는 북한의 최고 주권기관인 만큼 대의원들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3권 분립이 존재하지 못하는 북한 현실에서 아무리 대의원이라 해도 봉건 시대 왕처럼 군림하는 김정은의 거수기 역할밖에 못하는 한낱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하는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해서는 손을 몇 번 들어서 찬성을 표시하고 대접을 후하게 받는 대의원들을 보면서 인민들은 유치원 애들이라도 할 수 있겠다고 비꼬는 판입니다.
이런 있으나마나한 대의원들이 왜 600명 넘게 있어야 합니까. 차라리 그 절반, 아니 그보다 훨씬 줄여도 아무 상관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해 손을 들어 찬성하는 머릿수가 필요해 대의원이라는 감투를 씌워줬단 말입니까. 아니면 김정은에게 법으로 공고화된 권력을 부여하는데 이처럼 많은 꼭두각시가 필요했던 것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북한이 김정은이라는 왕이 군림하는 나라가 아니라 국가라는 틀을 갖추고 있다는 명분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했던 겁니까.
이따위 선거 놀음 더는 벌여서는 안 됩니다. 김정은 한 사람을 위한 꼭두각시놀음을 위해 숱한 돈을 써가며 선거를 꼬박꼬박 치르고 있다는 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인민들에게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거니와 꼭두각시놀음에 동원될 대의원들을 뽑아줄 명분도 없습니다. 봉건왕조 때보다 더 혹독한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김정은을 떠받들며 아첨으로 살아가는 대의원들 역시 정신 차려야 합니다. 머지않은 앞날에 인민의 심판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명심하고 하루빨리 인민의 편으로 돌아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