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北 “경추위·인도적 사업 조기 재개하자”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인 28일 1차 전체회의에서 북측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평양에서 열 것과 인도적 사업을 장관급 회담 직후 전면적으로 재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이같은 요구는, 경추위 회담을 통해 남측으로부터 쌀 지원을 약속받으면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측은 북한이 2.13 베이징합의 이행 상황과 6자회담 진전 등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어서, 협상타결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료의 경우 봄철에 필요한 정도인 15만t 안팎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6자회담에서 2·13합의가 도출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신속하고 원만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인도적 사업을 하루 빨리 재개하자고 촉구하는 한편 남북대화를 정례화하고 남북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공사가 중단된 이산가족면회소 건설을 즉각 재개하고 이산가족 대면 및 화상상봉이 늦어도 4월까지는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적 사업과 관련, 우리측이 지난해 핵실험 직후 중단한 대북 수해복구 지원용 물자 가운데 쌀 1만t 등 남은 물량의 북송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우리 측은 회담정례화에 대해서는 장관급회담의 경우 분기마다 열어 남북대화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로 예정됐다가 무기 연기된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 등 남북이 합의했지만 실현되지 못한 사안들을 신속히 이행하자는 내용도 이날 기조발언에 들어 있다고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7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장관급회담은 남북 모두 낙관적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차 전체회의를 마친(오전11시10분) 남북 대표단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퇴장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담이 순탄치만은 않음을 내비쳤다.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참사는 회담장을 나서며 굳은 표정으로 우리측 수석대표에게 “조금 있다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단장은 이날 전체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북측에서 진행된 9차례 장관급회담에서 예외 없이 길든 짧든, 조항이 많든 적든, 무게가 묵직하게 나가든 얄팍하게 나가든 반드시 ‘공동보도문’을 탄생시키곤 했다”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었다.

권 단장은 “절기상 우수가 지나고 경칩이 오기 전”이라며 “자연계에서는 석 달이라는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오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북남관계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거슬러 가면 지난해 7월 무더운 여름철에 북남관계는 꽁꽁 얼어붙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해 북한 미사일 발사이후 경색되기 시작한 남북관계 현실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우리민족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 김구 선생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김구)분이 늘 애송하던 시중이 ‘답설야중(踏雪野中)’이라는 시가 있다. (이는) 눈내린 들판을 갈 때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오늘 내가 간 발자국이 필연코 훗날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회담의 결과가 차기 회담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합의’의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남북 수석대표 접촉과 대표 접촉, 연락관 접촉 등 개별 접촉을 통해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김원균 명칭 평양음악대학’ 참관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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