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60일] 러시아, BDA문제 수수방관

러시아는 6자회담을 재개하고 2.13 합의에 따른 북한측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전제가 되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 대해 사실상 방관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 10일 BDA의 북한 자금에 대해 언제든지 인출하고 자유거래를 허용하는 등 전향적인 해결 의지를 과시했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관해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도 BDA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로슈코프는 지난 5일 현재로선 6자회담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그는 “6자회담 재개를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이것을 치워야 하지만 아직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담 재개와 장관급 회의 개최에 대한 소식도 근거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BDA의 북한 자금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하며 이로부터 원자로 폐쇄를 위해 새롭게 30일을 기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서는 그동안 BDA의 북한 자금이 해제된 뒤 이를 중간에서 받아 북한에 넘길 제 3국의 은행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BDA 건이 장기화되자 러시아 은행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로슈코프는 지난달 베이징 6자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북한 자금을 접수할 은행이 베트남, 몽골, 러시아 은행일 수 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로슈코프는 BDA 문제에 대해 함구했으며 러시아 은행의 역할론도 수면으로 가라앉았다. 이후 미국이 지난 10일 북한의 BDA 자금을 동결이전 상태로 회귀시키는 ‘비상조치’를 제시했지만 러시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 북한을 포함해 제 3국 은행 후보로서 중국까지 개입된 BDA 문제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러시아 당국자들이 미국의 신속하지 못한 행태를 비난해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대북 계좌 동결 해제를 주장해온 러시아로서는 미국 정부의 지난 10일 조치가 진작에 나왔어야 할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BDA 건으로 북한에 위협을 가하면서 그동안 6자회담 협의를 위한 시간을 잡아먹었다는 비판도 깔려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대신 지난달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 4차 ‘북-러 통상경제 및 과학기술 협력위원회’에서 대북 송전과 전력시설 개보수 등을 약속하며 북한에 자원 공급 가능국으로서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2.13 합의에 따른 북한의 초기단계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경제지원이 중요하게 된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결국 러시아측은 미국과 북한의 원한만 합의로 BDA라는 장애물이 사라지면 6자회담 재개가 이뤄지는 것이고 회담 당사국들의 신속한 이행조치를 통해 2.13 합의 내용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