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60일] 中 “BDA 죽이면 6자회담 죽는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동결자금 해제 지연으로 ‘2.13 합의’에 따른 초기조치 이행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에는 미국의 BDA 처리 방향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반발도 주요 원인이 됐다.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6자회담 진전에 중요 고비가 있을 때 마다 탁월한 중재 역할을 수행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BDA 문제에 관한 한 미국과 정면 대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BDA 해법이 꼬이게 된 것은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14일 BDA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줬지만 BDA에 대해서는 불법자금 세탁 혐의를 들어 미 금융기관과의 직.간접적인 거래를 전면 금지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측의 발표로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던 북한자금 송금은 ‘불법자금’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해 BDA에서 인출 절차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자금 중계를 맡은 중국은행은 자금수령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BDA가 마카오 관할이고, 중국은행은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장은행이라고는 하지만 그간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적극적 중재를 해온 중국 당국의 영향력은 어디에서도 발휘되지 않았다.

이와관련 중국측은 외국 회계법인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BDA가 북한을 위해 돈세탁 등 불법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미국에 대해 BDA 제재 백지화라는 완전 ‘백기 투항’을 요구했다.

스탠리 아우(區宗傑) BDA 회장 겸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도 중국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을 거친 듯 “미국의 수사 결과에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BDA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에 제시한 두 가지 원칙은 ▲먼저 6자회담 진행에 이바지해야 하며 ▲마카오특구의 금융 및 사회안정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 같은 중국의 원칙에 따라 “BDA에 대한 미국의 제재 때문에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과 실무그룹 회의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BDA 조사결과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BDA 문제 결정에 국내법 적용을 고집한 미국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마카오특구 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마카오특구 정부는 중국 중앙정부의 원칙과 입장에 따라 BDA 문을 닫게하고 아우 회장을 갈아치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채 미국과 끊임없는 줄다리기 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돈세탁을 한 BDA를 파산시키고 북한자금을 중국은행으로 계좌이체한다는 기존 입장을 포기하고 BDA를 살려주면서 이 은행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걸음 더 물러섰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 10일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처분과 관련해 내놓은 최후 해법은 북한 자금에 붙은 ‘불법자금’의 꼬리표를 떼고 북한측 계좌주가 직접 BDA에서 마음대로 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북한이 아직 자금인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이번 최후 해법에 따라 BDA에 동결된 자금을 전액 회수하게 되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2.13 합의’에 입각한 초기단계 이행조치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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