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한달] 첫걸음 뗀 北..향후 행보는

2.13합의 이후 지난 한달동안 북한은 합의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외에 과시했다.

우선 북한이 2.13합의 이행을 위해 취한 첫 조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을 위해 사무총장의 방북을 허용한 것으로, 오늘 13일부터 이틀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방북한다.

2.13합의에 따라 전반 30일내에 해야 할 조치는 사실 북한보다는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의에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 논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동결 해제 등 미국의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조치는 IAEA 사무총장의 방북 초청이면 충분한 셈이다.

대신 북한은 지난 5-6일 뉴욕에서 열린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첫 실무그룹회의 등을 통해 비핵화 실현과 함께 북미관계의 대립과 갈등을 청산하려는 열망을 강하게 드러내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북한은 회담에서 핵폐기 의지를 평가하는 잣대라고 볼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먼저 거론하는가 하면 북미 수교의 관문인 연락사무소를 생략하고 곧바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0일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힘을 다해 빨리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수립함으로써 한반도 냉전 산물을 없애버리자는 것이 우리(북.미)의 일치한 합의”라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 지도부가 핵폐기를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2.13합의에 따른 지난 한달은 북한의 말에 의한 세리머니로 족했다면 앞으로는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단계로 진입한다.

향후 북한은 미국의 조치와 맞물려 철저히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

즉 김계관 부상 등이 지난 한달간 보여준 핵문제 해결 의지는 북미관계정상화 진전 등 미국의 ‘행동 대 행동’에 따른 조치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제스처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30일 내 북한이 실행해야 할 조치는 ▲영변의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현재의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시설의 신고 등이다.

북미간에 이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만큼 북한은 BDA 동결 해제와 대체 에너지 5만t 지원을 지켜보면서 이들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김계관 부상은 “(BDA문제를) 다 풀지 못하면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부분적으로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동시행동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이들 조치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HEU 프로그램 문제는 이미 북한이 공격적으로 해결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양상이다.

HEU에 관한 미국의 정보와 의혹이 핵무기가 아닌 프로그램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북한도 아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하는 원심분리기 등 관련 증거에 대해 과학기술발전 차원 등의 납득할만한 설명을 통해 조속한 해결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핵시설 불능화 조치로 북한은 이를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실행해 나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북미간에 갈등과 불신이 큰데다 관계정상화가 실현되기 까지에는 법적 절차와 함께 강경파의 반발 등 지연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동시행동원칙을 고수해 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 관계정상화는 북한 정권의 오랜 숙원인데다 이라크 문제로 위기에 빠진 부시 행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탈출구로 삼고 있는만큼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수교를 실현하기 위해 향후 북미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담에 모든 외교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지난 한 달 동안에는 미국이 행동을 하고 북한은 립서비스로 의지를 보여줬다면 향후 한 달은 북한이 말 대신 행동으로 핵폐기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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