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한달] 중국 입장

북핵문제의 근원이자 핵심인 북.미관계가 지난 5-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양국 관계정상화 실무회의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큰 가닥을 잡음에 따라 중국은 자국의 주도로 진행돼온 6자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한껏 고무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미 양국이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에 엉켜 있는 가시덤불과 같았던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비롯해 북한에 대한 테레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여기에 이르기까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자국이 수행해 온 역할에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등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자국의 경제.사회 발전 및 안보이익에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있는 중국은 특히 최근 들어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지난해에 제창한 ‘조화로운 세계’ 건설로 연결시켜 이를 실현하는데 노력을 집중한다는 자세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9일 관영 신화통신의 뉴스 포털 사이트 신화망(新華罔)을 통해 정부 고위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6자회담을 주제로 네티즌들과 온라인 대화를 하면서 6자회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혀 관심을 끌었다.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의 결과가 어느 정도 밝혀진 시점에서 네티즌들과 대화를 가진 우 부부장은 이날 오전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뉴욕 실무회담 상황을 통보받은 한편 오는 19일로 예정된 제6차 6자회담 및 그에 앞서 열리는 ‘한반도 비핵화’, ‘경제 및 에너지 협력’,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등 3개 실무그룹 개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우 부부장은 이른바 ‘2.13 합의’로 “전반적인 국면에서 볼 때 양호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진전을 볼 수 있게 한 공은 당연히 6자회담 참가국들이 기울인 건설적인 노력에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초기이행 조치 이후의 과정이 어떤 속도로 진전될 것인가는 참가국들이 협의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의 이런 발언에는 ‘2.13 합의’에 따른 북.미 관계정상화 회의, 비록 성과 없이 끝났지만 북.일 관계정상화 회의 외에 7개월 만에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 북한의 초청에 따른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방북(13일 예정), 차기 6자회담 등으로 북핵문제 해결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함께 약간의 조바심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초청 기자회견에서,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문건(2.13 합의)의 이행은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부단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 수호에 중대한 의의가 있다”면서 회담 참가국 모두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었다.

우 부부장은 중국 측이 2005년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도출 과정에서 관련 국가의 이익 합치점 모색과 합치점을 토대로 한 실제 행동, 상호신뢰 증진 등을 촉진하는데 주력했다고 강조, 앞으로도 북.미 간의 상호신뢰 증진에 일정한 역할을 함으로써 할 것임을 시사했다.

역사적.현실적인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관련 국가들 간에 신뢰가 크게 부족한 것이 6자회담의 가장 큰 난제이기 때문에 “관련 국가들이 6자회담을 통해 자주 접촉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상호신뢰가 없으면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중국은 그동안 적지 않은 곡절 속에서도 공식.비공식 접촉과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신뢰를 구축한 것이 지금과 같은 북.미관계, 북.일관계,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졌고 이는 당연히 동북아지역 평화.안정의 수호와 공동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조화세계 건설’ 이념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일본을 제외한 다른 4개국과 함께 북한에 에너지 원조와 경제협력 의사를 밝인 것은 바로 한반도 비핵화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회담 의장국으로서 대화를 권유하고 촉진하면서 회담 참가국들 간에 심각한 의견 대립이 있을 경우 ‘의견이 일치하는 점은 취하고 다른 점은 잠시 보류하는(求同存異)’ 방향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2.13 합의’ 이후 전개되고 있는 북.미 관계정상화 합의 등 긍정적인 상황진전에 대해 중국사회과학원 한국연구센터 리둔추(李敦球) 연구원은 “모든 한반도가 냉전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사적 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리 연구원은 그러나 ‘2.13 합의’의 이행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 일본의 대북 경제원조 불참, 미국의 전략적 선택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낙관할 수 없는데다 “두꺼운 얼음이 하루 사이에 녹을 수 없듯이 한반도가 냉전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