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 한달] ‘자신감’에 충만한 북한

‘2.13합의’ 이후 북한의 대내외 행보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이번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간의 1월말 베를린 회담과 이어진 ‘2.13합의’, 지난 7일 뉴욕에서 끝난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까지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이후 출로가 보이지 않던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상은 실무회의를 마친 뒤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었으며 진지했다”고 말해 회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고 회의를 마친 뒤 북한 대표단은 기분 좋게 ‘한 잔’ 하는 모습이 목격돼 ‘자축연’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테러지원국 명단 및 대적성국 교역법 대상 해제라는 조치에 합의한 가운데 북한의 연락사무소라는 중간단계를 생략한 수교까지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북미관계에 진전에 대한 확신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미국과 관계가 풀리면서 각국과의 외교관계 복원도 이뤄지고 있다.

‘2.13합의’ 직후 남북한은 장관급회담에 합의한데 이어 평양에서 회담을 열고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에 합의했다.

유럽연합(EU) 트로이카 대표단은 지난 6일 3년만에 평양을 방문했고 호주의 정부대표단도 11일 방북해 양자관계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이 같은 상황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 일본과 수교회담, EU 국가들과의 수교, 동남아 국가에 대한 순방 및 정상급 방문외교 등으로 이어졌던 북한의 전방위 외교가 되살아나는 것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일본과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에서 시종일관 납치문제만 거론하면서 이미 사망한 것으로 통보한 납치피해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일본측의 요구에 맞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것도 미국과 관계개선 움직임을 통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이례적으로 평양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발생사실을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직접 신고한 것도 국제기구로부터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와 함께 대외관계를 풀어가는데 자신감을 회복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신에 찬 외교적 행보와 더불어 북한 내부적으로도 낙관적 분위기가 커져 가고 있다.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언론매체들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는 ‘여명’이라는 표현이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지내온 암울했던 과거를 떨치고 미국과 대결전을 벌여 해가 떠오르는 환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함경남도 산업현장을 시찰하면서 “강성대국의 여명이 밝아온다는 것은 빈말이 아니다. 우리 인민들이 잘 살게 될 날은 멀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속에서 제5차 6자회담 3단계회의에서 만들어진 ‘2.13합의’는 북한 주민들에게 여명을 피부로 느끼기에 충분한 조건이 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설맞이 표정을 전하면서 “명절기간 어디를 가나 6자회담 소식은 평양시민들의 최대관심사였다”며 “2월 명절(김정일 생일) 직전에 베이징에서 날아온 소식이 기세를 높여 제3단계 5차 6자회담에서는 조선반도비핵화를 향한 초기단계행동조치가 합의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회 생일에 이어 김일성 주석의 95회 생일(4.15), 인민군 창건 65주년(5.25) 등 각종 기념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축제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공동사설에서 경제건설을 강조한 가운데 남한으로부터의 비료와 식량 지원, 6자회담 합의에 따른 중유 5만t의 지원에다 미국도 상징적 차원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제적으로도 여느 해 보다 풍성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모든 정책은 미국과의 관계를 최우선적 변수로 하고 있다”며 “미국과 관계가 풀리면 북한의 정치, 외교, 경제,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변화와 새로운 분위기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