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정세] 북핵사태 중대 분수령

20년 가까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를 속박해온 북핵 사태가 새해 들어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꺼져가는 6자회담의 불씨를 되살려 대화의 협상을 통한 극적인 해결의 전기가 마련되느냐, 아니면 북.미가 서로 등을 돌린 채 극한 충돌을 불사하는 파국으로 치닫느냐의 큰 갈림길에 설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2009년의 대미를 장식한 지난 8∼10일 북.미 양자대화는 희망의 조짐을 보였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좌한 북.미 양국이 모처럼 북핵 해법의 접점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양국이 대화 직후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한목소리로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은 이 때문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는 10일 방북 직후 서울에서 “양국이 6자회담 프로세스 재개의 필요성과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공통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고, 북한 역시 11일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통해 “양국 사이에 일련의 공동 인식이 이룩됐다”며 “조미(북미) 쌍방은 남아있는 차이점들을 좁히기 위해 앞으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양측의 이해가 교묘히 일치된 측면이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로 숨통이 막혀 왔던 북한은 당장의 제재국면을 모면하려면 미국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야 할 전략적 필요성이 컸고, 미국으로서는 내년 4월 열릴 핵 정상회의와 5월 NPT 평가회의를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려야 할 입장이었다.


특히 북핵사태의 향후 전개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보즈워스 대표의 기자회견이 열린 날 별도의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있었으며, 보즈워스 대표는 편지를 김정일 위원장에 직접 전달하지는 않았고 북한 정부에 전달했다”고 이를 공식 확인했다.


친서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보즈워스 대표 방북 이후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9.19 공동성명을 이행해 비핵화를 추진할 경우 6자회담 참가국간 관계정상화와 경제지원,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달성 등을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불식시키고 북한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겠는 약속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론된다.


따라서 이제 관건은 김정일 위원장의 호응 여부다.


만약 김 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북.미간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특히 6자회담에 복귀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면서도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처를 하기 시작한다면 북한이 한결같이 요구해 온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4자회담이 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도 나온다.


보즈워스 대표가 “남북한, 미국, 중국 4개국이 평화협정 협상에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그것은 모든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이해하고 있는 사안”(16일 워싱턴 기자회견)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경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과 평화체제를 위한 4자회담의 두 축을 중심으로 과거에 볼 수 없는 동력이 형성돼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대치 국면에서 대화 및 협상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처럼 전망이 무조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북한이 자체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북한의 농축 우라늄 문제가 새로운 의제로 추가될 것이 확실시되는 점 또한 회담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6자회담이 다시 열리더라도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보이느냐에 따라 평화체제를 위한 4자회담의 가동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결국 일괄타결방안으로 6자회담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평화협정을 위한 4자회담과 두 개의 축을 이루게 될지, 아니면 이전과 같이 계속 지지부진하게 진행될지는 모두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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