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정세] 남북관계 전환기 오나

2010년의 남북관계는 한반도 주변정세의 급변 속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북한이 긴장 고조 일변도로 나갔던 2008년과 비교할 때 2009년은 8월이후 가시화된 북한의 평화공세 속에 남북관계도 전환될 기회를 엿본 해였다는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내년에는 과거 교류.협력의 성과에 더해 정치.군사적 협력 및 긴장완화 측면에서도 진전을 이룸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구상하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토대가 마련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남북 모두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풀어나간다는 기조 속에 대남 유화 공세를 지속하면서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등을 이끌어 내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때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남.북.미.중)회담 구상에 동의한 것이 외교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 대통령 집권 중반기를 맞는 내년에는 `비핵.개방 3000’에 기반한 남북관계의 `새 판 짜기’를 할 필요를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핵 일괄타결안인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남북간 대화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도 북핵 문제의 진전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 정부가 북핵과 남북관계 발전을 철저히 연계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왔기에 북핵 상황의 진전없이 과감한 대북 접근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북한이 ‘6자회담 무용론’에서 벗어나 6자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와야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북 접근에 나설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 당국자들은 나아가 `단지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한다.


즉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대가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현실적으로 제공가능한 수준의 안전 보장 및 지원을 요구하는 `빅 딜’의 조건이 성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대대로 북핵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남북정상회담 또는 장관급 회담과 같은 고위급 회담의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남과 북은 또 하나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와 `남북간 북핵 논의’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을 둘러싼 남북의 입장차는 올들어 물밑에서 추진됐던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된 핵심적인 이유였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대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를 연계해 풀 생각이지만 북한은 지난 11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의거 월북자는 있어도 납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구나 북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일본인 납치를 시인했다가 `역풍’을 만났던 북한이다. 따라서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북한이 과연 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관계와 북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일대 모험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가급적 묻어두려 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2010년 가을 추수철이 될 때까지 북한에 식량 15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는 점, 그리고 2년 연속으로 남한의 쌀.비료 지원이 끊긴데다 핵실험 이후 외국으로부터의 식량 공급량이 대폭 감소한 점 등을 근거로 북한이 체제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태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것이다.


국군포로.납북자뿐 아니라 남북대화에서 북핵을 다루는 문제 역시 양측간에 큰 견해차가 노출되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끼리 대화하면서 당연히 북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 복귀와 관련,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핵문제는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결국 내년에 북핵 문제가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남과 북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온 쟁점에 대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어야 남북관계의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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